와인은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주류로 포도의 품종이나 재배 기후, 토양 조건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와인은 해외여행을 가거나 격식 있는 자리, 축하하는 자리 등에서 종종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1987년 와인 수입이 허용된 이래로 와인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와인은 생산된 나라의 문화와 산업을 엿볼 수 있고 함께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좋은 취미활동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평소 와인이 접하기 어려운 술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기사를 읽고 당신의 식탁에 한 잔의 행복을 올려보는 건 어떨까?●

와인 초심자라면, TYPE A

 

“달달한 와인부터 가볍게 시작해 볼 차례”

 

와인을 처음 마셨는데 쓰고 떫은맛만 나서 마시기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달달한 맛의 스위트 와인을 먹어보면 와인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단맛·신맛·쓴맛·짠맛·떫은맛을 모두 가지고 있다. 레드와인은 일반적으로 달지 않은 드라이한 맛이 강조되고 떫은맛이 강해 와인 초심자들이 마시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와인이라고 받아왔지만 한입만 먹고 버리는 일도 생긴다. 처음 와인을 접한다면 떫은맛을 내는 타닌(tannin, 포도의 껍질과 씨에 함유돼 있는 성분으로 떫은맛을 낸다) 함유량이 적고 단맛이 나는, 스위트 와인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스위트 와인은 달면서도 와인이 가지고 있는 향을 느낄 수 있어 와인에 친숙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스위트 와인의 포도 품종으로는 리슬링(화이트와인), 진판델(레드와인) 등이 있다.

굳이 와인 자체를 마시지 않아도 와인을 활용한 음료로 와인과 친해지는 방법도 있다. 지난 겨울 ‘뱅쇼(Vin chaud) 만들기’ 레시피를 SNS를 통해 많이 봤을 것이다. 뱅쇼는 와인에 과일, 정향나무 등을 넣고 끓여 추운 겨울에 마시는 따뜻한 와인이다. 봄·여름에는 뱅쇼보다는 와인으로 만든 칵테일 상그리아(Sangria)가 어울린다. 상그리아는 레몬·오렌지·라임 등의 즙을 섞고 기호에 따라 설탕·주스·진·과일 등을 넣어 먹는다. 여름철 상그리아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더위를 가시게 하는 시원한 음료가 완성된다.

와인을 더 알고 싶다면, TYPE B

 

“와인의 여러 맛을 느껴 볼 차례”

 

와인이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와인 경험이 많이 없는 사람들은 레드와인부터 화이트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의 맛을 느끼고 특징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와인에서 나는 맛과 향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

와인하면 가장 먼저 레드와인이 떠오를 것이다. 레드와인은 적포도의 껍질과 씨앗을 모두 넣어 발효시켜 만드는데, 적포도 껍질의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에 색이 붉다. 또한 껍질과 씨앗의 타닌은 레드와인 특유의 떫은맛을 내는 주요인이다. 화이트와인은 청포도를 재료로 사용하며 노란빛을 띤다. 레드와인과 달리 순수한 과육으로만 만들어 떫은맛은 거의 없다. 오히려 상큼하면서 감귤·사과·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의 맛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로제와인은 주로 분홍빛이라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제조 후에 섞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나, 포도 껍질과 과육을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 색이 우러나오면 껍질을 제거하여 만든 것으로 맛은 화이트 와인에 가깝다.

『와인은 어렵지 않아』의 저자 오펠리 네만(Ophelie Neiman)은 “음식과 와인의 만남은 결혼과 같다”고 표현한다. 성공하면 상대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지만, 실패하면 음식과 와인이 따로 놀게 되고 최악의 경우 각자의 장점을 잃게 만든다는 의미다. 레드와인은 붉은 살코기, 화이트와인은 해물과 가금류, 로제와인은 돼지고기, 바비큐 등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직접 이것저것 페어링해 먹어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와인 경험이 많다면, TYPE C

“와인 맛을 기록하며 더 깊은 와인의 세계로”

와인 경험이 꽤 많은 사람에게는 테이스팅 노트(와인을 맛본 경험을 기록한 것)를 적으며 자신이 느낀 맛을 정리하고, 와인의 세계를 넓히기를 추천한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먹어봤다면 이제 각각의 와인 맛에 집중하며 그 특징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와인을 깊이 있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와인을 마시면서 다양한 향과 맛을 느껴봤겠지만 와인의 향은 그 스펙트럼이 아주 넓다. 과일·꽃·식물 향부터 심지어는 동물·광물 향까지 난다.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하면 특정 와인이 가지는 향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느낄 수 있다.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할 때는 와인을 어떻게 마시는지도 중요한데, 가장 먼저 향을 맡고 맛을 봐야 한다. 와인의 향과 맛은 한 가지만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순서대로 느껴지는 맛을 기록하며 와인의 특징을 밀도 있게 관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와인 도서 『Wine Folly』에서는 테이스팅 노트 작성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 어떤 와인을 테이스팅 했는지 적는다(생산자, 지역, 품종, 빈티지, 특정 지명). 둘째, 와인은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변하기 때문에 테이스팅 시점을 기록한다. 셋째, 와인에 대한 의견을 적는다. 넷째, 어떤 색으로 평가했는지 적는다. 다섯째, 어떤 향을 맡았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며 가장 분명하게 느껴지는 순으로 나열한다. 여섯째, 미처 맡지 못했던 독특한 향이 있었는지 확인한다. 일곱째, 와인을 마시며 어떤 활동을 했는지 기록한다.

■와인의 종류

 

와인은 기본적으로 색에 따라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와인으로 분류된다. 색의 차이는 대부분 포도의 품종에서 비롯된다. 맛에 따라서는 타닌 함유량이 적고 달면 스위트 와인, 타닌 함유량이 많으면 드라이 와인으로 분류된다. 와인 제조 후 탄산을 첨가하면 스파클링 와인이 된다.

 

■와인 레이블(와인 상표)

와인 레이블은 구매자가 와인을 판단하는 첫 번째 근거가 된다. 와인 레이블에는 ▲원산지 ▲제조사 ▲포도 품종 ▲빈티지 등의 생산정보가 기재돼 있다. 이때, 단일 품종 포도로 와인을 생산했을 경우 한 가지의 포도 품종만 적혀 있고, 여러 가지 포도를 사용해 생산한 경우 여러 품종의 이름이 적혀 있다. ‘빈티지(Vintage)’는 포도가 수확된 해를 의미하며, 보통 와인에 연도 형식으로 적혀 있다. 여러 해에 걸쳐 수확된 포도를 사용하며 만든 와인은 ‘논 빈티지(Non-vintage)’ 와인이라 부르며 빈티지가 적혀있지 않다. 그 외에도 와인 레이블에는 ▲알코올 도수 ▲당도 ▲산도 ▲용량 등이 표기돼 있다. 와인을 여러 번 경험해 본 후에는 레이블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의 ▲생산 국가 ▲제조사 ▲품종 등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와인으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면, 와인 동호회로! - Wine NV

 

Wine NV 회장 최연호(대학원 천문대기과학 18)

apollo.choi@gamil.com

Q. Wine NV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2011년 KT&G 상상유니브 와인스터디에서 시작해 8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대구·경북 대학생 와인동호회다. 주요 활동은 한 달에 한 번 동성로에서 와인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이다. 와인스터디는 국가 하나를 정해서 여러 품종의 와인을 마시는 등 콘셉트를 정해서 진행된다. 일정한 콘셉트의 와인을 비교하면서 마시면 맛의 차이도 확실하게 느껴지고 나라마다 각기 다른 와인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와인을 전혀 몰라도 관심만 있다면 동호회에 참여할 수 있다. 동호회 참여를 통해 품종, 나라별 특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Q. 와인 동호회의 장점은 무엇인가?

 

와인은 품종이나 지역, 빈티지에 따라 맛이 다르다. 같은 와인을 마셔도 사람들마다 맛을 다르게 느끼기도 한다. 각자가 느낀 맛을 이야기하면서 감상을 나누면 미처 느끼지 못한 와인의 여러 가지 맛까지 느낄 수 있어 좋다.

현실적인 장점으로는 여러 명이 다양한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와인은 개봉 후에 오래 두면 산화가 진행돼 신맛이 난다. 그러나 여러 명이 함께 마시면 와인이 남아 산화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며 적은 시간동안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Q. 와인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는가?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차가운 곳에 보관하고 레드 와인은 실온에 보관했다가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레드 와인의 경우에는 마시기 한 시간 전쯤 마개를 열어놓으면 잠시 산화되는 시간 동안 향이 풍부해진다.

 

Q. 대학생을 위한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추천한다면 무엇이 있나?

 

화이트와인은 샤도네이(Chardonnay)와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라는 품종의 와인을 추천한다. 처음 와인을 접한다면 단맛의 모스카토(Moscato)나 리슬링(Riesling) 품종의 와인부터 마셔보면서 와인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까베르네 쇼비뇽(Carbernet Sauvignon) 품종은 포도나무가 튼튼하고 토양과 기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많은 양의 레드와인이 이 품종으로 생산된다. 이 품종 중 가성비가 좋은 와인으로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를 추천한다. 드라이한 레드와인을 시작할 때, 이 와인을 고기와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외에는 ‘1865’, ‘몬테스’ 시리즈 와인을 추천한다. 스위트 레드와인으로는 ‘블루넌’이 좋다.

 

Q. 와인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법이 있나?

 

마트에서 와인 축제 등의 할인행사를 할 때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존 가격에서 상당히 할인된 가격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한 잔 단위로 저렴하게 마시는 것이다. 동성로에도 와인을 한 잔 단위로 저렴하게 파는 곳이 상당히 많다. 메뉴판에 하우스 와인이 있다면 식사와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Q. 와인은 대학생이 접하기 어려운 술이라는 인식도 있다.

 

와인은 각자의 취향과 맛에 대해 이야기 거리가 많은 술이라 모임에서 와인과 함께 편한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점심식사에도 와인 마시는 것이 흔하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문화가 정착되면 식사시간에 와인을 마시며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편하게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와인은 어려운 술도, 비싼 술도 아니다. 그러니 마트에서 장볼 때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와인코너를 둘러보길 바란다. 와인을 구매할 때, 매장에서 와인을 추천해주시는 분께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간단히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는 걸 시작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와인을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와인은 어렵지 않아』, 오펠리 네만(Ophelie Neiman), 그린쿡, 2015

『참 쉬운 나의 첫 번째 와인 가이드』, 조병인, 깊은 나무, 2014

『와인상식사전』, 이기태, 길벗, 2017

『와인 폴리』, 마들린 푸켓(Madeline Puckette)·저스틴 해먹(Justin Hammack), 한샘 GLS, 2016

최수영 기자/csy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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