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공원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면 나비 한 마리가 우아한 날개를 뽐내며 훨훨 날아갈 때가 있다. 나비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문득 ‘나비효과’란 말이 생각난다.

나비효과는 사소한 변화가 큰 결과를 낳는다는 의미다. “브라질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하면, 텍사스에서는 토네이도가 일어난다” 는 말이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의 연구에 따르면 한 지역에서 발생한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작은 변동이 다른 지역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정도로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토네이도는 미국 중남부 지역에서 일어나는 강렬한 회오리바람인데 가축과 곡식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하지만 한편으로 토네이도는 대지와 해류, 산소를 정화하고 전력을 생산하며, 지구 전체의 온도 균형을 맞춰 사람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나비의 날갯짓으로 만들어진 토네이도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결과로도, 긍정적인 결과로도 돌아오게 된다.

나비의 날갯짓만이 토네이도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보다 사람이 한 걸음을 더 걷거나 팔을 크게 한 번 돌리는 행동이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작든 크든 사람의 행동도 나비의 날갯짓과 같다. 나의 사소한 행동으로 인한 변화가 토네이도처럼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내가 실수로 교통사고를 낸다면 누군가의 생명을 잃게 할지도 모른다. 교통사고처럼 큰 사고가 아니라도 나의 순간적인 비난 한마디가 다른 한 사람의 하루를 망칠 수 있다. 어쩌면 그 한마디로 평생의 원수를 만들 수도 있다. 그와 반대로, 난청 어린이의 수술과 언어 재활치료비 모금에 동참하거나 추운 겨울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다. 모금과 봉사활동같이 금전적 부담이나 의지가 필요한 일뿐만 아니라 칭찬 한마디로 어떤 이에게 미소를 선물할 수 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갈 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는 단순한 행동으로 그 사람의 기분이 조금이나마 좋아지게 할 수도 있다.

나비는 자신의 날개를 뽐내고 싶어서 나는 것이 아니다. 나비는 사마귀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거미줄에 걸리지 않기 위해, 꽃과 열매의 당분을 섭취하기 위해 날갯짓을 한다. 나비의 날갯짓은 그저 살기 위한 한 행위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은 자율적인 선택으로 행동한다. 비록 과제 마감일에 쫓기거나 아르바이트하러 가는 등 내키지 않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누구나 비난과 욕설보다는 칭찬이, 악행보다는 선행이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안다. 또 칭찬과 선행은 돌고 돌기 마련이라 우리의 칭찬과 선행은 다른 이를 기쁘게 한 후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온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날갯짓이라면, 우리의 날갯짓으로 만들어낸 바람이 서로를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바람이 되도록 날갯짓을 해보자. 그것이 설령 작고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박경랑

(농생대 산림과학조경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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