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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보호구역

캣맘의 일은 ‘먹이주기’로 끝이 아니에요


▲지난 6일 저녁 중구소방서 소방관이 보호소로 데려온 검은 고양이 두 마리가 상자 안에 있다. 처음에는 두 마리가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었지만 카메라 렌즈가 보이자 한 마리는 구석으로 몸을 움직이며 하악질 고양이가 경계의 의미로 내는 소리 을 했다.

지난 6일 대구 중부소방서 부근에서 발견된 검은 고양이 두 마리를 소방관이 동물보호시설인 대구시수의사회로 직접 데려왔다. 두 고양이의 체중은 각 1kg 정도로 태어난 지 약 2개월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개 어미 고양이는 출산 후 45~50일이 지나면 새끼 고양이들이 스스로 살아 가도록 유도한다. 이 고양이들도 어미 고양이로부터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길에는 어린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다. 어린 고양이는 개나 큰 고양이에게 물려 죽을 수도 있고, 먹이를 구할 능력이 부족해서 굶어 죽기도 한다. 또 차나 자전거에 치여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 고양이들은 다행히 소방관에게 일찍 발견돼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길에 사는 고양이들은 유기된 길고양이와 야생고양이로 나뉜다(본지 1618호 9면 ‘야옹, 도시 속 또다른 이웃 고양이들’ 참조). 동물보호단체에서는 구조된 고양이의 약 70%가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야생에서 자생하는 고양이들을 굳이 구조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올해 3월에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3조에서도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는 구조·보호 조치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 고양이들은 언제부터 길에 살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길고양이와 야생고양이로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유기동물 포획을 요청하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과 비례해 캣맘(Cat mom,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거나 자발적으로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과 같이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호가 필요한 고양이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캣맘들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과잉 공급해서 생기는 문제들도 있다.
우선 영양공급이 충분해지면 번식활동이 왕성해져 한정된 공간에 서식하는 고양이의 수가 늘어난다. 이로 인해 고양이들이 영역 다툼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기도 하고 도망치다가 로드킬을 당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먹이가 남으면 음식물 쓰레기가 돼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악취를 부른다. 해충과 쥐를 비롯한 설치류들이 고양이가 남긴 먹이를 먹고 번식을 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바이러스 및 질병의 매개가 될 수 있다. 동인동물병원 최동학 원장은 “캣맘들은 자신이 먹이를 주는 고양이들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단순히 먹이를 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의 건강이나 TNR(중성화 수술)까지 책임질 각오를 하고 캣맘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캣맘들은 위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고양이들에게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만큼만 사료를 줘야 한다. 또 캣맘에게는 자신이 돌보는 고양이가 아플 때나 주변에 위해요소가 있을 때, 동물병원으로 고양이를 옮기거나 구청에 신고해 고양이를 보호하겠다는 의식도 아울러 필요하다.

권은정 기자/kej17@knu.ac.kr

유기동물 토막상식

‘고양이 사진은 조금 멀리서’

고양이가 귀엽다고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거나, 고양이를 쫓아 고양이가 숨어 사는 서식지로 들어가는 것은 고양이에게 위험하다. 집에서 사는 반려고양이들은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받지만 야생에 사는 고양이들에게는 백신이 없다. 야생에 사는 고양이들은 질병에 취약하고, 서식지에 전염병이 퍼지면 목숨을 잃을 정도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건강한 상태의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서식지는 전염병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청정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나 전염병이 있는 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이 청정한 고양이 서식지로 들어가면 이를 오염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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