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부모님 집을 떠나 자취를 시작했다. 처음엔 부모님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생각에 그저 설레고 그저 좋기만 했지만 돌이켜보면 나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많은 집안일들은 온전히 나의 몫이자,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었다. 미리미리 할 일을 생각하며 스스로 피드백을 하기도 한다. 다음에는 이걸 해야지, 요리할 땐 어떤 조미료가 꼭 필요해, 청소할 땐 이렇게 등등. 내가 살아가는 공간을 직접 꾸미고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동시에 보람이 느껴지는 일이기도 했다. 내 손이 닿는 공간마다 바뀌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학교 또한 우리가 살아가고 학습하며 행동하는 공간이다. 내가 속한 공간 중 하나인 학교를 바라보며 우리는 어떤 부분을 고쳤으면 좋을지 궁리하게 된다. 경북대신문 1620호에서는 학생이 학교의 주인으로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1620호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껴진 것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그러면서 발전을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상주캠퍼스 통합 10주년을 맞아 현실을 조명하는 기사를 보며, 필자 또한 “멀리 떨어진 캠퍼스의 학생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의식하고 있었는지”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기사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선택한 캠퍼스 통합이 보이지 않는 차별로, 그리고 불공평함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고있다. 실제 감사를 통해서도 문제점이 지적됐으니 이제는 정말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주캠퍼스의 활성화를 위한 통합 조건이었던 ?학생과 교직원 수 유지 ?과학공원 조성 등의 내용들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상주캠퍼스에 신입생 선호도가 높은 인기 학과를 신설하고 특성화하는 계획도 신속히 이행돼야 한다.

2018년 한 해 동안 본교에는 총학생회의 부재로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창구가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총학생회 후보로 등록한 두 개의 선거운동본부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총학생회를 통해서 학생과 본부의 소통이 이뤄지길 희망하며, 본부가 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학생을 위한 대학 운영을 해나가길 바란다. 필자도 학교를 다니며 선거운동본부들이 홍보 활동을 하는 것을 여러차례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권자로서 후보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 그리고 21개의 학생 대표 단위 중 단 7개만 등록돼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1620호에서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목소리를 내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던 ‘미투 운동’의 공개토론회를 기사로 실어 학내 젠더 의식을 개선하고자 했다. 여성의 권리와 젠더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학생들이 학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장학금 제도를 다시 안내해주는 것도 좋은 기사였다.

시작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또 누구나 실패와 실수를 경험한다. 그러나 본교가 앞으로 실패를 딛고 일어나 실수를 보완하고, 더 좋은 결말을 향해 달리기를 필자는 소망한다.

김혜주

(사회대 정치외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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