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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현메아리

고단함이 화가 된 그대에게

“커피요” 

“네~ 따뜻한 걸로 드릴요? 
차가운 걸로 드릴까요?” 

“(버럭) 이 날씨에 나보고
 찬 거 먹으라고?!?!?!”

“죄송합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종종 왜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면서 머리를 숙여야 할 때가 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많은데에도 불쑥 화를 내는 손님을 대하면 늘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손님의 저 ‘화’가 센스 없는 나로 인한 것인지, 그의 상사에게 들은 꾸지람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자신의 돈을 내고 커피를 사 먹는 상황에서는 화를 내어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부터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의 직원폭행 사건까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이슈는 ‘갑의 횡포’이다. 갑을관계는 사람들이 사회를 형성하면서 필연적으로 나오게 된 이해관계 중 하나이며 그 관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잘못된 것은 일부 갑들이 관계 속 우위에 있는 위치를 악용하는 것이다. 일시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위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일 뿐인데도 본인 스스로가 상대방보다 우월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뉴스에서 들리는 소식에 분노해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기도 하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넣기도 한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본사, 대리점, 가맹점 간 갑질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갑질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더불어 올해 공익광고협의회에서는 ‘갑질문화 인식개선’이라는 주제로 광고를 하고 있다. 일상에서는 SNS를 통해 자신이 당한 갑질을 알리는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갑의 횡포를 비난하는 사회적 시선에 힘입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 통제 기능이 발달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뉴스에 나오는 소수 슈퍼갑의 만행이 이토록 큰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여지며 이에 대한 사회의 통제도 강해지는 이유는 무수히 많은 ‘을’들의 공감, 그리고 사회문화가 변하기를 바라는 소망 때문일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갑과 을의 관계 안에서, 내 앞의 갑이 내뿜는 가시 돋친 행동은 또 다른 갑에게 받은 부당함에서 생긴 상처일 수도 있다. 이 악순환은 끊어져야 함이 분명하다.
사회가 주는 고단함을 화로 표출하는 그대에게 바란다. 당신이 가진 가시를 주위 사람들을 찌르는 데에 쓸 것이 아니라, 잘 다듬어 사회 변화를 위해 써주기를 말이다.



이민아
(사회대 사회복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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