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 입학하기 전에 ‘새내기클럽’이라는 신입생 커뮤니티에 참여했다. 지난 12월 당시 학교에 적응할 수 있을지 많이 걱정하던 내게는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몇몇 사람들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내성적인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곤 한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또래와 달리 새내기가 다 함께 만날 자리가 생겨도 참석하기를 망설였다. 새내기클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잔걱정에 새내기클럽에 초대받고도 아무 말도 못했던 것이다. 당연히 사람들 틈에 끼여 조용히 지내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고, 새내기클럽은 해체됐다. 관리자는 “친해질 사람들끼리 따로 모이고 새내기클럽 자체는 전부 헤어지자”고 말했다. 하나둘씩 새내기클럽 단톡을 나가던 순간 “새내기인 동기를 한 번도 못 보고 그냥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따로 만드는 단톡에 초대를 부탁했다. 내 부탁을 보았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자신의 단톡에 들어올 것을 권유했고, 그들과 채팅뿐만 아니라 얼굴을 보며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만난 새로운 ‘18학번’과 선배들. 평소의 내 소심한 성격은 여전했지만 최대한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그들에게 호응했던 것 같다. 

그 결과 몇몇 이들과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계속해서 연락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을 통해 대학생활의 경험담, 조심해야 하는 점 등 조언을 많이 얻게 됐다. 또 술 게임을 하고 시내를 같이 나가기도 하는 등 친목도 더 쌓아갔다. 이러한 인간관계가 학과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학교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실수를 하는 일도 피할 수 있었다. 선배들이 권하는 술을 다 마실 필요가 없다거나, 물을 많이 마시라는 소소한 조언까지도 실천하면서 덕분에 학과 선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을 수 있었다. 

새내기클럽이 없었다면 두 번 다시 돌이킬수 없는 ‘흑역사’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해 선배와 동기들 사이에서 얼굴이 붉어진 채로 수업을 듣거나 과생활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기획 프로그램 자체가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새내기클럽에서의 만남의 기회는 몇 안 되는 정기모임과 참석하기 힘든 번개가 다였다. 이후에 겨우 술자리를 한 번 가졌지만 잠시 참석한 후 모임을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새내기클럽에서 만들어진 인간관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도 만약 새내기들끼리 만나 좀 더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줬더라면 분명 나같이 내성적인 사람도 새내기클럽에서의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프로그램이 술자리만으로 구성돼 단편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내가 해당된 반의 이야기이고, 다른 반의 경우 스케이트장에 가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반 구성 이후 기획이 전적으로 해당 반의 어시스턴트에게 달려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내기클럽 전체 차원에서 각 반의 프로그램 기획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챙겨준다면 새내기들의 만족도는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새내기.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도 잠시, 내게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불안감이 많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새내기클럽은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본교에 합격했거나 입학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새내기클럽을 추천하고 싶다.

손서익

(농생대 응용생명 18) 

▲‘새내기클럽’ 인터넷 카페의 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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