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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한국 최초 ‘웨스턴 콕살투 등반’, 대구·경북학생산악연맹

- 대구·경북학생산악연맹(DGSAA) 연맹원 구교정(공대 기계 11) 씨 외 2인 인터뷰

▲현지인 셰르파와 함께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원정대. 설렘이 가득한 얼굴에는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진다. (사진제공: 원정대장 구교정 씨)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 위치한 웨스턴 콕살투 산군은 그간 한국산악계에 미지의 산군으로 남아있었다. 지난 여름 이 미지의 산군에 도전한 여섯 청년이 있다. 웨스턴 콕살투 개척 등반으로 한국산악계의 새 역사를 써내려간 대구·경북학생산악연맹의 구교정 씨, 김대은 씨, 최홍석 씨를 만나 산악 등반에 얽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각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구교정(이하 구) : 경북대학교 기계공학부 11학번으로 재학 중이다. 이번 웨스턴 콕살투 원정에서는 원정대장을 맡았다. 2016년에 처음 고산 등반을 했고 카자흐스탄·인도에 위치한 고산에 올랐다.
김대은(이하 김) : 대구대학교 기계공학부 12학번으로 재학 중이다. 이번 원정에서는 식량과 의료 지원을 담당했다. 고1 때부터 산악연맹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등반과 관련한 진로를 생각 중이다. 최근에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최홍석(이하 최) : 영남대학교 기계공학부 11학번으로 재학 중이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산악연맹 활동을 했고 고산 등반에는 이번에 처음 도전했다.
Q. 웨스턴 콕살투 산군은 어떤 곳인가?
구 :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낯선 지역이다. 웨스턴 콕살투 지역이 잘 탐사되지 않은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혹독한 기후 때문이다. 낮은 기온에 더해 기후 변화 또한 극심하다. 두 번째 이유는 지리적 조건이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마지막은 정치적인 이유다. 구 소련과 중국 간 오랜 국경분쟁에 엮여있던 지역이기 때문에 1990년대 초까지 군사지역으로서 민간인에게는 통제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관련된 자료도 부족하고,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던 곳이다.

Q. 등반하는 과정은 어땠는가?
최 : 원정 등반이라는 것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베이스캠프 구축부터 여러 봉우리들을 왕복하며 오르는 것이 전부 원정 등반에 필요한 일들이다. 이번에는 ‘단코바’ 봉우리를 오르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등반 첫날 밤은 고도 5,200m 지점에서 설산 면을 파고 텐트를 쳤다. 그 다음 날 최대한 장비를 가볍게 들고 정상에 도달했다. 그리고 다시 하산해 오후 11시쯤 설산 면에 위치한 텐트에 도달했다. 이렇게 등정과 하산이 이뤄져야 원정 등반에 성공하는 것이다.
구 : 사실 첫 목표는 단순 등반이 아니라 신루트 개척이었다. 웨스턴 콕살투 북쪽 벽을 타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려 했으나,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아 성공하지는 못했다. 재정비를 해 기존에 네덜란드 팀이 갔던 남서쪽 루트를 통해 등반에 성공했다.
김 : 이번 원정에서는 비박을 했다. 비박은 제대로 잠자리를 갖추지 못하고 밤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텐트칠 곳이 없어 얼음을 깨고 줄에 매달려 밤을 버텼는데, 그 와중에도 별이 참 예뻤다. 1분 간격으로 빙벽을 타고 눈이 뿌려지고 바람도 불어 몸은 정말 힘들었다. 지나고 나니 그것 또한 좋은 기억이다.

Q. 등반에 필요한 훈련은 어떻게 하는가?
구 : 고산을 오르다보면 3,000m 이상의 고지에 가게 된다. 고지에서는 산소가 희박한 탓에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좋지 않은 등의 고산증이 오게 된다. 국내에서 이런 경험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름의 대비책으로 체력 운동에 집중한다. 주로 달리기를 하는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로가 달린 거리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한다. 매주 최소 30km를 목표로 달린다.

Q. 산악 등반의 묘미는 무엇인가?
구 : 20살 때부터 알던 친구들과 함께 산을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좋다. 벌써 햇수로 8년째 알고 지낸 친구들이다. 그리고 등반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 산에 오르는 순간은 세상에 온전히 ‘산과 나’만 남은 것 같은 나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옆으로 묶여 있는 친구들의 존재가 느껴진다. 
최 : 우리가 하는 등반을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부른다. 극한에 가까운 난이도를 가진 탓이다. 남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세상을 보는 시각 역시 달라지는 것 같다. ‘이렇게 힘든 것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Q. 이번 등반의 모토가 ?도전, 탐험?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정한 것인가?
최 : 이번 원정 등반은 원정대원들이 대학생만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특별했다. 보통 원정 등반의 경우 졸업생 선배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대외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재학생끼리 팀을 구성해 우리만의 도전 정신을 보여주려 했다.
김 : 순수 재학생으로 구성된 팀이 외국 고산 개척 등반을 시도한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Q. 앞으로의 등반 계획은 어떤가?
구 : 시베리아 쪽을 가보고 싶다. 등반을 겸해 탐사도 해보고 싶다. 그래서 현재 러시아어를 공부 중이다.
김 : 재학 중인 학교 산악부가 2020년에 50주년을 맞는다. 그래서 내년 겨울에는 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쪽에 가보고 싶다. 그때도 이번처럼 재학생들로만 원정대를 꾸리는 것이 목표다.


장은철 기자/jec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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