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는 금자의 딸로, 감옥에 가게 된 금자의 품을 떠나 갓난아기 때 호주로 입양된 소녀다. 제니가 열세 살이 된 해 금자는 호주로 제니를 찾아온다. 제니는 자신을 한국에 데려가 달라며 양부모와 금자 앞에서 제 목에 칼을 들이밀고 협박할 정도로 담대하다. 어린 나이에도 염세적이고, 단순하지 않으며, 생각이 많은 제니가 한국어로 ‘엄마’를 어떻게 발음하냐고 묻자, 금자는 ‘금자씨’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제니의 존재감은 영화 막바지에 확대된다. 영화 내내 건조하고 객관적인 말투로 금자의 인생을 서술하던 나레이션이 마지막 즈음에서 갑자기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금자씨를 좋아했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나레이션의 목소리는 끝으로 “안녕, 금자씨”라는 대사를 읊으며 성인 나레이터의 것에서 어린 제니의 것으로 바뀐다. 제니는 금자에게, 엄마 금자씨에게, 억울하고 끔찍하게 뒤틀린 인생을 살아온 여인에게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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