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작가의 ‘나생문’과 ‘덤불 속’을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는 액자식 구성으로, 나생문 아래에서 나무꾼이 스님에게 관아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주며 시작한다. 이야기의 개요는 도적이 사무라이의 여인을 취하기 위해 여인을 겁탈하고, 사무라이를 죽인 뒤 관아에 잡혀온 것에서 시작된다. 나무꾼은 목격자로 관아에 출석했고 도적과 여인, 굿으로 불러낸 사무라이의 원혼이 증언하는 내용을 듣는다. 그러나 모두가 다른 증언을 하며 어떤 것이 진실인지, 나무꾼은 혼란을 겪는다. 여기까지는 원작 ‘덤불 속’과 같은 내용이다. 영화에서는 나무꾼이 관아에서는 말하지 않은 증언을 통해 원작의 주제를 확장시킨다. 나무꾼이 말한 진실은 적나라했다. 영화는 이로써 각자의 명예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인간상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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