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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e too, 피해자를 보호할 방법이 필요하다

지난 4월, 10여 년 전 본교에서 일어났던 성폭력 사건에 대한 Me too 운동이 있었다. 당시 본부는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를 보직 해임하고 학부 및 대학원 수업에서도 2개월 가량 배제했다. 법과 규정에 따라 가해자를 처벌하고 내부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교수는 이번 2학기 개강과 함께 다시 강의를 진행하게 됐다. 겨우 다섯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 ‘경북대학교 성비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해 해당 교수의 성폭력 사실이 확인됐음을 밝혔으나,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중징계 대신 경고를 통보하는 것에 그쳤다. 결국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는 1학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 약 2개월 동안의 정직뿐이었다. 본부는 징계시효인 2년이 이미 지나가버린 사건이기 때문에 대학 내에서 이 사안에 대한 추가 징계안을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결국 징계시효가 지난 이상 교육부도, 본부도 해당 교수에 대한 별도의 징계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는 사이에 2학기가 시작돼 해당 교수가 학생들을, 나아가 피해자를 캠퍼스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학생에게 성추행을 가해한 사실이 확인된 교수가 다시 강단에 서게 된다는 것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구여성회 관계자들은 지난 3일부터 본교 대구캠퍼스 곳곳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마주칠 일이 없도록 강단을 떠나게 하라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비단 본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타 대학에서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들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에 불과한 사례가 상당하다. 특히 이번 사안의 경우 교육부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경고를 준다고 한들 공무원 징계시효인 2년이 지났기 때문에 별도의 제재를 가할 수가 없다. 그러나 가해자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상황은 곧 가해자에 대한 보호가 되고, 이는 바꿔 말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가해자에게 사임 의사가 없어 계속해서 학교에 근무를 하게 된다면, 피해자와 다른 학생들은 가해자를 마주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 당사자, 그리고 학내의 다른 학생들에게로 번져갈 것이다. 앞으로 학내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구성원은 학교를 신뢰하지 못할 것이고, 가해자들은 학교에 남아 다른 학생들을 가르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센터와 징계 절차의 개선, 추후 비슷한 사건의 발생 예방에 힘쓰는 것 외에도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할 수 있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징계시효는 가해자를 보호할 뿐 정작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되는 실정이다. 징계시효가 지난 후라서 징계 절차를 밟거나 처벌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가해자의 성범죄 사실에 대한 고지, 가해자와 피해자가 마주칠 수 없도록 하는 조치 등의 다른 방안이 있어야 한다. 이를 고안하는 것에서부터 위계적 성폭력 사건의 예방과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캠퍼스 조성의 시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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