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왜 그래야 했을까 싶을 정도로 참 술을 많이 마셨었다.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자랑이 되기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 오래된 얘기가 아닌 것 같지만, 벌써 20년이나 지난 필자의 대학 시절을 회고하니 그렇다.요즘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대학생들이 음주로 인해 사고를 겪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방송을 보면 가끔씩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당연히 위장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올라간다.

흔히 호소하는 ‘속 쓰림’ 증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환에는 음식물이 내려가는 순서대로 식도, 위, 십이지장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위염, 십이지장 궤양 등이다. 속쓰림 이외에도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 가슴통증, 복부팽만감, 더부룩함 등의 증상들 또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위내시경 검사를 거쳐야 내릴 수 있다. 대부분은 약물치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치료되는 편이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을 경우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라는 세균의 유무를 확인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위장점막에 주로 감염돼 여러 위장 병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만일 이 세균의 존재가 확인될 시에는 궤양치료와 함께 제균치료도 받는 것이 좋다.

유산균 음료가 헬리코박터 균을 죽인다고?

TV에서는 어느 유산균 음료가 헬리코박터 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고 광고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상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균치료가 필요할 경우 1주일 동안 약을 먹으면 대부분 제균에 성공한다. 헬리코박터 균을 죽이기 위해 유산균 음료를 먹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물론 위와 같은 일들이 술을 마셨을 때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음주 이외에도 불규칙한 식습관, 비만, 커피,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위장 장애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모두가 알고 있듯, 대학시절 몸 건강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 발생하는 증상들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가볍게 넘기는 경우들도 많다. 전문가와 상의를 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진다면 반복적으로 불편감을 주는 위장장애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성우경 과장(상주적십자병원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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