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심하게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요”…

이석증 환자들은 진료실을 들어서며 대부분 이렇게 호소합니다. 어지럼증 환자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이석증은 과연 어떤 병일까요?

이석증은 어지럼증병 중에 가장 흔한 병으로, 어떤 특정한 위치로 머리를 움직일 때 짧고 격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귀 안의 이석기관 내에 있던 수만 개의 이석이 옆에 있는 세반고리관으로 떨어져나가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한쪽으로 쏠리며 평형감각세포들을 자극해 어지럼증을 유발합니다. 주로 특정 체위에서 빙빙 도는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며, 지속시간은 1분 미만이고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아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으며, 주로 40세 이상에서 더 잘 나타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1.6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유발인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진 않지만 두부손상이나 감염, 노령화, 장기간의 침대생활, 청신경종양이나 스트레스, 중이염, 약물 등과 연관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석증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떨어져나간 이석들이 어지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석정복술을 통해 이석들을 원래 자리로 보내야 합니다. 우선 전정기능검사를 통해 이석의 위치를 파악하고, 각 위치에 맞게 고개를 좌우로 돌리거나 엎드리는 자세를 통해 이석들을 원래 위치로 돌려보냅니다. 병원에 갈 수 없는 경우에는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치료로, 다음과 같이 Brandt-Daroff 운동법’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침대에 걸터앉은 자세에서 한쪽으로 몸에 힘을 뺀 뒤 ‘쿵? 하고 옆으로 넘어지는 느낌으로 쓰러집니다. 이때 머리는 45도 천장을 향하게 합니다. 30초 유지 후 원래 자세로 걸터앉고 마찬가지로 반대방향으로 넘어지고 30초 후 일어나 앉습니다. 한번 시행할 때 5~10회 반복하며 하루 3회 정도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시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이석정복술보다 효과가 적은 것으로 보고돼 있어 병원에 내원해 이석정복술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밖에도 주사, 경구약물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치료 중에는 수영, 승마, 물구나무서기 혹은 머리를 많이 움직이는 과격한 운동, 장거리 운전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석증의 재발률은 3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점점 재발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이석증 환자는 이러한 재발 가능성을 인지하고, 다시 비슷한 양상의 어지럼증이 재발할 때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받으면 됩니다. 오랫동안 이석정복술을 반복해도 낫지 않거나 자주 재발할 경우에는 유사한 소견을 보이는 중추성 질환을 감별해야 합니다. 난치성 이석증 환자에서 이석정복술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수술요법으로는 후팽대/부신경절제술과 후반고리관폐쇄술이 있고, 전자보다는 후자의 수술법이 합병증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증상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나 흔하게 시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이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닐까 염려하며 심한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괴로워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일부 특정 질환을 제외하면 심한 경우에도 적절한 약물치료나 수술적인 치료방법으로 정상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석증은 증상은 심하지만 진단과 치료가 비교적 쉽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두려워말고 병원에 빨리 내원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윤경 과장

(상주적십자병원 이비인후과)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