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 좌)와 오만과 편견(2005, 우)의 포스터

‘리틀 포레스트’는 작은 숲이라는 뜻으로, 학업에 지친 김태리(혜원 역)가 시골로 내려와 나뭇잎과 열매를 따먹고 농사를 짓는 힐링 영화의 제목이다. 이 영화에서 류준열(재하 역)은 농사꾼인 친구로 김태리를 좋아하는 역할, 강아지 덕구는 관객들을 귀여움의 늪으로 빠뜨리는 역할을 맡았다. 진기주(은숙 역)는 김태리의 절친한 친구로 류준열을 좋아하지만 김태리에게 양보 아닌 양보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진기주는 일찍이 도시로 간 김태리와 달리 시골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영화의 매력은 계속해서 등장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카시아 튀김을 요리하는 장면이 나올 때에는 소리며 영상이 생생해 관객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냈다. 리틀 포레스트는 일반 상업영화와는 다르게 잔잔한 영상미, 탄탄하게 만들어진 등장인물들 간 감정선 중심 스토리라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150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에 성공했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리틀 포레스트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나는 힐링영화 ‘오만과 편견’을 떠올렸다. (오만과 편견은 내가 개인적으로 힐링영화라 생각함을 밝힌다.) 오만과 편견은 영상미도 좋지만 음악으로써 치유를 행한다. 잔잔한 영상미와 배경음악으로 쓰인 발랄한 피아노 소리는 관객들에게 힐링되는 기분을 선사한다. 오만과 편견의 주제는 사랑이다. 하지만 시골 마을(영국 롱본)을 배경으로 그린다는 점과 인물들의 감정선 및 관계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리틀 포레스트와 유사하다.

그러나 오만과 편견은 신분제가 있던 시대적 배경 속에 대부분의 인물이 지주계급(젠트리)에 속해 있으며 이중에서도 미묘하게 고급, 중급, 저급 등으로 나뉘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청춘들의 힘든 현실을 그린 리틀 포레스트와는 다르다. 오만과 편견에서 다루는 사랑이라는 주제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거의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몇 가지 장면을 통해 암시될 뿐이다. 또한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남자 한 명 여자 두 명인 반면 오만과 편견에는 여자 다섯 명이 등장한다. 또 오만과 편견은 주인공 리지와 남자 주인공 외에도 서브커플(언니와 빙글리, 위크햄과 키티 등), 부모님, 적대관계(빙글리 씨의 여동생) 등 다양한 감정선이 얽힌 스토리라인을 그리는 반면 리틀 포레스트는 비교적 단조로운 감정선을 그리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감정선을 암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는데, 류준열이 김태리를 좋아한다는 것, 진기주는 류준열을 좋아한다는 것(이는 진기주의 대사로도 알 수 있다) 등이다. 그렇지만 김태리의 감정선은 드러나있지 않다.

또 리틀 포레스트에는 엄마와 딸의 관계가 수평하게 그려진 데 비해 오만과 편견에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딸의 시선이 그려져 있다는 차이점도 있다. 리틀 포레스트에는 취업의 스트레스라는 현재 우리나라 20대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짧게 두 번 정도 나타나기도 한다.

리틀 포레스트와 오만과 편견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다. 시골의 고즈넉함과 등장인물 간 순수한 사랑을 느끼고 싶을 때 두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박수혜

(경상대 경제통상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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