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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론

청년일자리 추경예산 삭감,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현 정부는 2018년 추가경정예산을 수립했다. 약 3조 9천억 원이라는 작지 않은 규모이다. 이번 추경예산의 기본방향은 청년 일자리 창출 대책으로 2조 9천억 원, 자동차·조선업의 구조조정으로 위축된 지역에 1조 원을 긴급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 추경 예산안이 45일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가 5월 21일 어렵게 통과되었다. 결과는 3,985억 원이 삭감되고, 3,766억 원이 증액되어 219억 원이 순감소 되었다. 삭감 대부분은 청년고용안정을 위한 정책에 집중되었고, 삭감된 예산은 지역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쪽지예산으로 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들어 악화되고 있는 청년실업률이 이로 인해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유망성장업종에 취업한 고졸자 청년에게 고용장려금과 대학진학 장학금으로 지원하려던 예산이 240억 원 삭감되었다. 둘째, 청년의 주택구매·전세자금 융자 예산이 1,000억 원 삭감되었다. 셋째, 교통이 불편한 산업단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교통비로 월 10만 원 보조하려던 지원금이 5만 원으로 줄어 488억 원이 삭감되었다. 넷째, 이공계 졸업생을 산학협력 연구개발에 참여시키거나 정부출연 연구소가 청년인재를 양성해서 중소기업으로 취업을 연계시키는 예산도 1,017억 원에서 542억 원으로 절반이 삭감되었다. 그 밖에도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소득세 감면률이 100%에서 90%로 조정되었고,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274억 원,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 172억 원, 청년센터 운영사업 20억 원이 깎였다. 산업은행 출자 혁신 모험펀드(300억 원), 중소기업 모태 조합 출자(500억 원) 등도 각각 감액됐다.
이러한 예산삭감의 배경에는 두 가지의 정치경제학적 논점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는 청년에 대한 ‘퍼주기 예산’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의 초점은 작년 일자리 추경으로 11조 300억 원, 금년도 본예산 19조 원을 합하여 약 30조 원을 투입했지만, 청년실업률이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청년실업률이 8.0%였는데 2017년에는 9.8%로 상승하였고 금년 상반기에는 10.7%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에 대한 원천적인 해법 없이 교통비나 취업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세금의 낭비만 있을 뿐 지속적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나아가서 정부 재정으로 청년에게 보조금을 주고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은 일시적인 소득 상승효과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한국경제를 성장국면으로 견인할 수 없으므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폐기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로소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역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지난 10년간 기업친화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왔지만, 대기업의 막대한 이윤은 새로운 투자로 전환되지 않고 사내유보금으로 쌓이기만 하였고, 국가와 기업 그리고 민간의 부채는 3,000조 원을 돌파했다. 소득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와 대립은 극에 달했다. 그 어떤 정책도 기업혁신을 견인해내지 못했고 고용률을 제고시키지 못했던 시절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정부의 마중물이 민간의 내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있다. 통계청의 산업동향 지표 중 ‘소매 판매’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고용률 역시 금년 2월 65.8%의 최저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상승하여 4월은 66.6%로 상승추세에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연초에는 일시적 고용 불안정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주의 부담 완화를 위한 ‘일자리 안정기금’ 신청 사업주가 196만 명에 달하는 등 적응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작은 변화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단계는 경제민주화를 지속해서 실현하는 시점이다. 현 소득의 양극화는 최저임금 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소 기업 간의 동반성장이 실현되지 않아 한국경제의 결실이 상층부에만 머물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때 경제민주화 과정에서 청년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청년주도의 사회혁신을 견인하고 갑질을 근절시키는 새로운 시장질서를 창출하는 일이다. 2030세대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청년기본법」이 입법의 문턱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다소 늦었지만, 이 기본법은 청년의 주거와 교육과 창업 지원은 법적 권리임을 선언하고 있다. 이 권리 위에서 청년 일자리 지원이 정당성을 얻는다. 올해 추경 2조 6천억 원은 단순히 청년 일자리 지원만이 아니라 청년의 삶의 근거를 마련하는 마중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청년 주도적 경제민주화의 지평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청년 일자리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엄창옥 교수
(경상대 경제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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