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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가위원회

‘놀 줄 아는’ 대학생인가

학교 축제에는 늘 흥미가 없었다. 요즘처럼 볼거리, 즐길 거리 다양한 세상에 매년 뻔한 주점 일색의 부스들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올해부터는 다소 큰 변화가 따른다고 한다. 교육부에서 전국 대학에 주세 법령 준수를 요청함에 따라, 대학 축제에서 주류 판매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소식을 다룬 지난 호 1면의 기사는 바뀌는 축제를 준비하며 혼란스럽거나 기대감에 부푼 학생들의 엇갈리는 시선을 잘 담아낸 보도였다. 우리 대학의 행사 이야기를 실은 만큼 1면의 위치선정도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축제란 자고로 음주·가무와 함께 한 역사가 유구하다지만, 실상 오늘날 대학 축제는 그 초점이 지나치게 술, 술, 술에 맞춰져 있다. 하나를 더 꼽는다면 연예인 초청 공연쯤이나 될까. 대구 지역에 모인 다양한 전공 학생들의 모임이라는 쏠쏠한 특장점을 가지고도 우리의 축제는 주체성을 상실한 채, 학과 행사의 비용 마련을 위해 으레 치르는 연례장사 쯤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그간의 배움을 바탕으로 학과의 문화와 전공의 특색이 어우러진 재미난 주제의 부스들을 얼마든지 상상해낼 수 있다. 직접 만들어낸 학과 마스코트와 슬로건, 전공 지식을 담아 대중적 취향에 맞게 개발한 게임과 전시, 기념품 판매 등 캠퍼스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가지고 발랄한 축제를 꾸릴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동안은 이러한 상상력이 주점 메뉴명에 국한돼 있었음이 아쉬울 뿐이다. 이처럼 콘텐츠가 풍부하다면 외부인도 관심을 가져 보다 큰 규모의 축제가 진행될 것이고, 비로소 대동제가 지역민이 화합하는 진정한 대학축제의 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톡톡 튀는 젊은 창의력과 각 테마를 꾸리는 전문성에 흥행이 보장된 만큼 짭짤한 수입은 말해 무엇하랴! 달라질 축제의 구체적인 방향성도 제시하는 경북대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한편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대학 축제의 주점마저 법의 잣대로 구속하려는 교육부의 처사가 정당한가에 대한 본질적인 비판을 다룬 논설이 없는 점은 아쉽다.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축제의 일부를 형평성이 석연찮은 이유로 새삼스럽게 전면 금지하는 것은 대학 내 음주 관련 사건·사고들을 의식해 불미스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물론 그간 캠퍼스 내의 기형적인 음주 문화는 많은 문제를 일으켜 왔다. 그러나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그 사안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어린아이 길들이기 식의 처사는 과연 합당한가. 자율적으로 대학 문화의 수준 향상을 도모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지원과 본보기를 제공하는 등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행정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하물며 금지의 구실을 주류 판매에 두었으므로, 술을 팔지는 않되 각자 가져와 마셔버릴 수도 있으니, 여태껏 축제 문화의 관성을 고려할 때 그 효용성이 의심스럽다. 법률을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적용보다 당장의 골칫거리를 다스릴 회초리쯤으로 유용하는 일차원적 태도에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갑작스런 변화에 이틀로 단축된 이번 대동제의 풍경은 다소 썰렁해 보여 아쉽지만, 보다 수준 있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과도기로 삼길 기대해 본다.


독자평가위원
도지현 (자연대 화학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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