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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대가야의 고향, 나의 뿌리 고령

경상북도 고령군 고령문화원 김인탁(동문, 공대 고분자 69) 원장 인터뷰


▲고령문화원장실에 걸린 그림을 배경으로 해서 찍은 김인탁 원장의 모습이다. 고령문화원장실에는 대가야의 전설 속 산신(山神) 정견모주와 천신(天神) 이비가지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각각 걸려 있다. 사진 속 그림은 정견모주의 모습으로, 훗날 정견모주와 이비가지 사이에서 나온 자식들은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초대 국왕이 된다.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 김인탁(동문, 공대 고분자 69) 원장의 명함에 적혀있는 글귀이다. 이 글귀는 곧 고령 문화와 그의 삶으로 이어진다. 그는 경상북도 고령군에서 토박이로 살며 일간지의 고령군 전담 사회부 기자, 고령향토문화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달 18일 제13대 고령문화원장으로 추대됐다. 40여 년간 고령 사회와 문화를 연구한 김인탁 원장에게 고령과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공대 출신으로 사회부 기자와 문화원장을 역임한 사실이 인상적이다. 어떠한 계기가 있었나?
A. 어릴 때 집안에서 주유소 사업을 했었다. 규모가 큰 사업이었지만, 사업을 맡았던 형이 사정이 생겨 사업을 못 하게 됐다. 결국 내가 사업을 이어받아 전공 관련(공학계열) 취업은 하지 못하게 됐다.
사업을 이어받던 중인 1979년에 매일신문에서 고령군 지역을 취재할 사회부 기자 모집 공고가 나왔다. 고령에서 토박이로 살며 경험하고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고령을 더 깊이 취재하며 기자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했다. 우여곡절 끝에 합격했고, 2005년까지 사회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 생활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고령향토문화연구소에 소장으로 일했다. 향토문화연구소장과 고령문화원 원장으로 취임한 일은 26년 동안 고령 사회부 기자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고령 문화에 대해 공부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기자 활동을 통해 특별하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
A. 기자 생활을 한 1979년부터 2005년까지 고령 지역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변화하고 발전한 것이 느껴진다. 예컨대 고령은 원래 한·수해에 취약한 지역이었다. 산동지역은 여름만 되면 낙동강이 범람해 쌀 등의 작물 재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산서지역은 한해(가뭄 피해)가 심해 당시에는 “하늘만 쳐다보며 농사를 짓는다”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기자 생활을 하며 치산치수 및 식량 자급자족, 전략적인 식량 생산 및 품종 개량, 제방 및 양·배수 시설 건설, 농토 정리 및 배수 개선 사업, 산림 녹화사업 등이 이뤄지는 장면을 봐 왔다. 현재는 식량이 남아 곳곳에 곡창이 있고, 범람 혹은 가뭄으로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또 대가야의 문화를 취재하며 고령을 중심으로 한 대가야는 엄청나게 번영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가야가 멸망하고 지상에 있는 대가야의 문화와 유적은 전부 소멸돼,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고분뿐이다. 고분 발굴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는데, 고분 속에 있는 유물 규모만 봐도 당시 대가야의 번영상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들을 취재하며 대가야의 문화에 더 심취했고, 자연히 그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됐다. 고령에서 제대로 살려면, 대가야 문화를 몰라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Q. 고령문화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잊혀져 가는 대가야 문화와 역사를 되살리는 것이 주된 목표다. 지금은 가야금 연주 등 지역 주민들의 취미활동 20여 가지를 지원하고 있다. 그중 연극반은 인도네시아에서 전통 마당극을 1주일간 공연하기도 했다.
고령문화원에서는 매년 4월 대가야 체험축제를 개최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야문화권이 10개 시·군에서 22개 시·군으로 확장되며 가야 문화 발전에도 탄력이 붙었다. 그중에서 의장 역할을 맡은 문화원이 고령문화원이다. 고령군을 포함한 22개 시·군은 가야문화권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에 대규모로 투자를 요구하는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엄청난 규모의 문화 번영을 자랑하는 가야를 알려 고구려·백제·신라의 삼(三)국시대가 아닌 사(四)국시대로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대가야 축제에서는 대한민국·스페인·이탈리아·중국·일본 5개국이 참여한 국제 현(絃) 페스티벌이 실시됐다. 각 국가별 현 문화를 소개하는 축제였는데, 국제 규모의 현 페스티벌은 올해 고령에서 열린 축제가 처음이었다. 이전에도 이탈리아의 크레모나 시와는 고령의 가야금과 크레모나의 바이올린을 통해 3년째 자매결연을 하고 해마다 교류해 왔다.


Q. 고령문화원장으로서 앞으로 고령문화원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A. 문화원 활동이 더 국제화돼야 한다. 가야문화는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일본인들이 관광하기 위해 고령에 많이 방문한다. 심지어 일본에서 수학여행 코스로 고령을 채택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고령에는 수백명을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 및 식당이 없기 때문에 실제 수학여행 코스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이런 사실들이 고령문화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흑자를 내기 힘들어 관련 시설이 구축되지 못했다면, 행정기관 등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또한 대가야 문화 역사의 번영과 발전을 알리기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앞서 설명했듯 22개 시·군 문화원들과 종합적인 공동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대가야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문화들의 발전 사례와 고령 문화의 문제점 등을 책으로 만들 생각이다.
과거의 대가야 문화뿐만 아니라 현재 시민의식을 개선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문화원 차원에서는 높은 시민의식, 질서 유지, 의식 개혁, 삶의 질 향상 등에 관한 운동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원에서 실시하는 운동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민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동현 기자/ydh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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