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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연못 수질 보고서 “더러운 연못은 이제 그만!”

본교에는 감꽃 모양의 일청담, 한반도 모양의 지도못, 원형의 만오원까지 총 3개의 연못이 있다. 이 연못들은 학생들의 쉼터이자 본교의 녹지 공간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본교 연못의 수질에 대한 본교생들의 여론은 좋지 않다. 지난 5일 본교 관련 SNS 커뮤니티 ‘경북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지도못의 악취가 심각하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민규(공대 응용화학공학 17) 씨는 “지도못에 쓰레기와 부유물이 많아 오염됐다는 사실이 한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연못의 수질 상태는 어떨까?●


*잠열(潛熱): 물질의 상태가 기체와 액체 또는 액체와 고체 사이에서 변화할 때 흡수 또는 방출하는 열. 예컨대 물은 어는 과정에서 잠열을 방출해 주위 기온의 과도한 하락을 방지한다.

*열용량(熱容量): 어떤 물질의 온도를 1˚C 또는 1K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으로, 열을 가하거나 빼앗을 때 물체의 온도가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

*호소(湖沼): 호수와 늪.

*생활환경 기준: 특정 수질의 물이 어느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조류: 포자로 번식하는 원생생물. 대부분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독립영양 생활을 함.

*호안(湖岸): 연못의 둘레의 구조물로, 연못의 모양을 결정하며 연못의 침식과 파괴를 방지한다.


  자문 및 도움(가나다 순)
  김한순 교수(자연대 생물)
  이대성 교수(공대 환경공학)
  정태열 교수(농생대 조경)
  황윤수 총무과 운영지원팀장


  참고자료
 『이야기가 있는 경북대 문화지도』
  (경북대학교 문화사회학실습팀, 천선영 교수)
 『수질공학개론』
  (원찬희, 김성준 외 4인)


연못, 녹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다
교내 연못은 학생·교직원·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쉼터를 제공해주는 녹지 시설이다. 특히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며 녹지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본교 캠퍼스에서 연못은 중요한 녹지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청담 주변 벤치는 학생들이 간단하게 술을 마시거나 데이트를 즐기는 등 여가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만오원 주변의 정자 역시 주민들이 자주 방문해 담소를 나누곤 하는 장소다.
연못은 ‘비오톱’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비오톱이란 특정한 식물과 동물이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이뤄 지표상에서 다른 곳과 명확히 구분되는 생물서식지를 뜻한다. 즉 도시에서 자연 생태계가 유지되는 공간은 모두 비오톱이라 할 수 있다. 공대 건물들로 둘러싸인 지도못, 다목적 구장과 자연대 등 시설물로 둘러싸인 만오원은 모두 비오톱으로 분류된다.
연못은 여름철에 수분 증발에 의한 기화열로 주변 기온의 과도한 상승을 방지하고, 겨울철에 잠열*로 주변 기온의 과도한 하락을 방지한다. 물은 높은 열용량*을 갖고 있어 여름철과 겨울철 지온이 급격하게 바뀌는 것을 방지해주기도 한다. 또한 빗물을 저장하고 지하로 침투시켜 도시형 홍수를 방지하기도 한다.


연못, 얼마나 오염돼 있나
지난 3월 20일 본교 총무과는 본지의 요청으로 대구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본교 3개 연못에 대한 수질 검사를 의뢰했다. 총무과에서 직접 3개 연못의 호소*수를 채취해 대구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고, 대구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일 ‘호소수시험성적서’를 총무과에 보냈다. 시험항목은 ▲수소이온농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화학적 산소요구량 등 8개 항목이다.(지면 하단의 표 참고) 이 항목들은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에 명시된 호소수 생활환경 기준들이다.
8개 시험항목들은 각각 물의 오염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소이온농도(pH, potential of Hydrogen)는 물에 녹아 있는 수소 이온의 농도로, 물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pH는 화학반응과 미생물의 활동에 큰 영향을 주며, pH의 변화는 물의 색과 농도에도 영향을 준다.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Biological Oxygen Demand)은 물속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안정시키는데 요구되는 산소량으로, 미생물이 수질을 정화하는 데 드는 산소량으로 정의된다.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Chemical Oxygen Demand)은 유기물 등의 오염물질을 분해시켜 정화하는 데 소비되는 산소량으로, 화학물질로 수질을 정화하는 데 드는 산소량으로 정의된다. 총유기탄소(TOC, Total Organic Carbon)는 물속 유기 화합물에 함유되어 있는 탄소의 양이다. 탄소의 양이 많다는 것은 탄소를 포함하는 오염 물질(유기물)들이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시험항목 중 하나인 부유물질은 입자 지름이 2mm 이하로, 물에 용해되지 않는 물질을 의미한다. 이들은 물을 탁하게 만들고 외관을 더럽히는 주요 요소다. 인(P)은 식물플랑크톤과 조류의 생산량을 좌우하며, 후술할 부영양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식물플랑크톤 및 조류*의 영양분을 영양염류라 부르는데, 질소(N)나 인 등의 원소들이 주요 영양염류로 분류된다.
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 속에 사는 대장균 혹은 그와 비슷한 균이다. 이들은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할 수 있고, 병원성 세균과 서식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병원성 세균의 서식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분원성대장균은 분변에서 검출되는 대장균을 뜻한다.
시험결과 각 호수의 수질 종합평가등급은 일청담과 만오원이 1a등급(매우 좋음), 지도못은 5등급(나쁨)으로 나왔다. 연못의 경우 수질 종합평가등급은 총유기탄소량의 수치로 결정되는데, 총유기탄소량 수치가 2 이하이면 1a등급, 5 이하이면 3등급(보통), 8 이하이면 5등급으로 분류된다. 각 시험항목별 등급을 분석해도 지도못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하천 기준) ▲화학적 산소요구량 ▲총대장균군 ▲총인 4개 항목에서 6등급(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특히 세 연못 모두 총대장균군은 3등급 수치인 5,000(군수/100mL)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못, 오염 경로를 찾다
수질 오염원은 크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분류된다. 점오염원은 생활하수, 공장폐수, 축산폐수 등 고정된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이다. 예컨대 물에 버려지는 쓰레기, 사람이 연못에 뱉는 타액, 새들의 깃털과 배설물 등이 점오염원이다. 비점오염원은 도로, 토양 등의 오염물질이 지표수 또는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 발생하는 오염원이다. 이들은 배출 지점이 불특정하고 광범위하며, 도시에서는 주로 아스팔트 등의 오염 물질이 빗물에 섞여 들어간다.
그러나 점오염원이라 할지라도 정확히 어떤 경로로 오염물질이 물에 들어오는지 확인하기는 매우 힘들다. 이대성 교수(공대 환경공학)는 “정확한 수질오염원을 찾으려면 몇 개월간 매일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이는 비용과 시간이 매우 많이 소모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본교 총무과 운영지원팀 황윤수 팀장 역시 “교내 연못 수질을 일일이 관리하고 오염원을 찾기에는 비용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오염원도 존재한다. 특히 쓰레기는 육안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며, 청소 등 작업을 통해 어느 쓰레기가 연못에 버려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황 팀장은 “연못을 청소할 때마다 많은 양의 쓰레기를 수거한다”며 “특히 축제 기간 동안 많은 쓰레기가 연못에 버려진다”고 말했다. 쓰레기는 주로 연못 내 인·질소 등 영양염류와 총유기탄소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연못에 떠다니는 새의 깃털 역시 동물로부터 나오는 오염물질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한 동물들의 털과 분뇨, 어류 등 수생생물들이 배출하는 물질들은 주로 총유기탄소와 총대장균군 증가의 원인이 된다. 물고기에게 주는 사료나 비둘기에게 뿌리는 먹이 역시 수중 유기물을 증가시킨다.
연못에 들어온 오염원들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은 부영양화이다. 부영양화란 물에 영양염류가 과잉 공급돼 조류 및 식물플랑크톤이 과도하게 번식하는 현상이다. 이들은 수중 산소를 빼앗으며 수면을 뒤덮어 수중으로 들어가는 햇빛을 차단한다. 결국 물속에는 빛과 산소가 부족해져 수생생물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생태계가 점점 파괴된다. 특히 과도하게 증식한 조류는 어류의 아가미를 밀폐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독성을 지닌 조류가 증식하기도 한다. 조류가 대량으로 증식해 수면을 뒤덮게 되는 현상을 ‘물꽃현상’이라 부르며, 보통 물이 초록색 혹은 붉은색으로 변해 대중들에게는 녹조 혹은 적조현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영양화가 지속되면 혐기성 분해가 발생한다. 혐기성 분해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유기물질이 분해되는 현상으로, 분해 과정이 느리며 황이나 메탄 화합물 등의 부산물이 생겨 악취를 유발한다. 물에서 악취가 나는 현상은 대부분 혐기성 분해로 설명할 수 있다.
부영양화를 가속시키는 원인 또한 다양하다. 부영양화는 유속이 느리거나 고여 있는 물에서 잘 일어난다. 즉 물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부영양화 역시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다. 일청담은 분수가 설치돼 있어 지하수와 수돗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만오원 역시 지하수가 공급되고 일정량의 물이 배출되며 순환이 이뤄진다. 그러나 지도못은 순환을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다. 지도못이 다른 연못에 비해 나쁜 시험결과를 기록한 원인도 순환의 부재가 가장 크다.
지도못과 만오원에는 수련(연꽃) 등 수질 정화작용을 수행하는 식물들도 다수 서식한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정화 한계치를 넘어서면 정화가 되지 않은 오염물들이 뿌리에서부터 축적돼 결과적으로 2차 오염이 발생한다. 또한 지도못 수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물들은 연못으로 들어가는 햇빛을 차단한다. 이 때문에 물속 수생식물들은 광합성을 하지 못한 채 수중 산소를  흡수하게 돼 부영양화가 가속된다.


연못, 어떻게 살려야하나
본교 내의 연못들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본교 연못은 총무과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1년에 1~2회 물을 모두 빼 연못 청소를 실시한다. 또한 1주일에 2~3회 정도 낙엽 등의 부유물질을 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 주기에 비해 수질오염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특히 여름에는 높은 기온과 많은 일조량으로 부영양화가 가속되며, 가을에는 낙엽 등 유기물이 연못에 많이 유입된다. 황 팀장은 “여름철에는 청소를 해도 연꽃과 녹조가 금방 다시 번식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연못은 어떻게 관리돼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물 순환 장치를 구비하는 것이다. 정태열 교수(농생대 산림과학·조경)는 “지도못의 물이 지하수 등을 통해 순환만 돼도 지금보다 훨씬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에서 제시하는 ‘조경공사표준시방서’에서도 수경 시설에 물 순환 시설 구비를 명시했다.
자연 친화적인 호안* 역시 중요하다. 본교 연못은 모두 일정 모양을 갖추기 위해 콘크리트 재질의 호안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못 수생생물 및 미생물들이 스스로 오염원을 제거하고 정화하기 위해서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더욱 필요하다. 정 교수는 “비오톱으로 설계된 조경 시설에는 바위 등 친환경적 호안을 설치하는 것이 수질 환경적으로 더 좋다”고 말했다.
한편 총무과는 5등급을 기록한 지도못에 대해 지난달 20일 정화 작업을 실시했다. 황 팀장은 “이번 시험성적서를 보고 주기적인 수질검사 및 청소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학생들의 연못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바로 청소 등의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못 연잎 위에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버려진 모습


▲일청담에 설치된 물 순환 장치



유동현 기자/ydh17@knu.ac.kr
편집 이연주 기자/lyj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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