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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현메아리

특별기고-5.18 관련자들, 반인도 범죄자로 다시 소추돼야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계엄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의 집권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총기사용을 통해 민간인들을 살상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조사·보고에 의하면 계엄군은 민간인들을 향해 헬기 사격까지 했고,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암매장을 자행했으며, 이로 인해 많은 행방불명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일부 군인들에 의해 민간인에 대한 성폭력도 자행됐다. 국가조직 또는 국가 유사조직이 민간인 주민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공격을 정책으로 하여 그 일환으로 민간인 주민을 살해·고문·강제추방하거나, 구금 또는 신체적 자유를 심각하게 박탈하거나, 성폭력을 행하거나, 사람들을 강제 실종케 하는 등의 비인도적 행위를 하는 것은 국제범죄로서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한다. 1997년 4월 17일 자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세력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국제형사재판소(ICC) 판결에 의하면 광주 계엄군의 강경진압행위는 의심할 여지 없이 국제범죄인 ‘인도에 반하는 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7년 판결에서 대법원은 ‘군대의 강경진압행위는 내란죄의 폭동 행위에 흡수되므로 원칙적으로 내란죄만 성립되고, 일부 사망자와 관련하여서만 전두환에게 별도로 내란목적살인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내란죄와 내란목적살인죄는 국가에 대한 범죄인 반면에, 인도에 반하는 범죄는 국가 또는 국가 유사조직이 민간인 주민을 대상으로 행하는 국가범죄로서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과연 전두환 등 주요 군 지휘자들의 행위를 내란죄와 내란목적살인죄로만 평가하는 것이 광주항쟁의 진상을 올바로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전두환 등 주요 군지휘자들을 다시 소추해 반인도 범죄자로 처벌할 때, 비로소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에 대한 진정한 사법적 평가 및 진실규명이 이뤄지는 것이다. 
전두환 등 주요 군 지휘자들을 다시 반인도 범죄자로 소추하는 것은 형사법의 일반원칙인 소급효금지원칙, 일사부재리원칙 및 공소시효제도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우리 헌법에 의하면 국제관습법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국제범죄의 가벌성은 이미 2차대전 이후에 국제관습법으로 확립되었다. 따라서 1980년 당시 우리나라에는 국제범죄를 처벌하는 성문법규정이 없었다고 할지라도 국제범죄의 가벌성을 인정하고 있던 당시의 국제관습법이 국내법적 효력을 가져 우리나라에서도 국제범죄의 가벌성이 인정되었던 것이고, 지금 다시 전두환 등을 반인도범죄자로 소추하더라도 소급효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제범죄 중 반인도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다시 기소하더라도 공소시효제도에 반하지 않는다. 한편 일사부재리원칙은 동일 범죄로 다시 심판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1997년의 대법원 판결은 전두환 등 주요 군 지휘자들의 행위를 내란죄와 내란목적살인죄로 다뤘지, 인도에 반하는 범죄로는 다루지 않았다. 내란죄 및 내란목적살인죄와 인도에 반하는 죄는 범죄의 성격이 상이하고, 성립요건도 상이하기 때문에 동일범죄가 될 수 없어 전두환 등을 반인도 범죄자로 다시 기소하더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광주 계엄군의 강경진압행위에 대한 올바른 사법적 평가는 광주항쟁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법치주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금석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박경규 연구원
(법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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