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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청년농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해뜨는농장

경상북도 청송군 ‘해뜨는농장’ 운영자 윤수경(동문, 농생대 원예 90) 씨 인터뷰


▲해뜨는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수경(동문, 농생대 원예 90, 좌) 씨와 조옥래(동문, 농생대 원예 87, 우) 씨 부부. 윤수경 씨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조옥래 씨는 농장에서 학생들의 실습을 도왔다. 아래쪽 사진은 윤수경 씨가 제공한 학생들의 실습 사진이다.

도시가 일자리 부족 문제로 몸살을 앓는 동안, 농촌은 일손 부족 및 고령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귀농을 결심하는 청년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정부에서도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상북도 청송군에 위치한 ‘해뜨는농장’은 귀농을 희망하는 본교생들과 청년농의 농촌 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청송군은 해뜨는농장을 청년농들의 ‘창업 플랫폼’으로 구축하기도 했다. 해뜨는농장을 운영하는 윤수경(농생대 원예 90) 씨를 만나 귀농과 청년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부부가 함께 사과 재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A. 우리 부부는 경북대학교 원예학과에서 캠퍼스 커플로 만났다. 우리 둘 모두 원예과의 사과 전공 연구실에 소속되어 있었고, 결혼 후 전공을 살려 2001년부터 청송에서 사과 재배를 시작했다. 처음 정착할 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현재는 사과도 풍성하게 재배하고 있고 학생들의 귀농도 돕는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Q. 청송군이 해뜨는농장을 청년농들의 ‘창업 플랫폼’으로 구축한 배경은 무엇인가?

A. 2013년부터 우리대학 농생대 학생들이 실습 및 아르바이트를 위해 우리 농장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우리대학 농업동아리 ‘사계절’ 학생들이 주말 및 명절에 찾아와 농장의 일을 돕고 있다.
실습을 오는 학생들 중에는 영농을 꿈꾸는 학생들도 있다. 우리도 농생대를 졸업했고, 기반 없이 낯선 곳에서 정착하는 고통을 겪어 본 사람들이기에 청년들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농촌사회에 정착하는 것을 돕고 싶었다. 이런 취지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 시범사업’의 내용과 일치해 해뜨는농장이 사업 대상자 9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청송군이 구축한 창업 플랫폼도 같은 맥락이다. ‘플랫폼’이 있어야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듯, 우리 농장도 청년농 정착의 플랫폼이 되자는 의도였다.

Q. 청년농들에게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A. 작물재배·판매·농촌생활 등 어떻게 하면 시행착오를 적게 하고 정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 부부의 노하우를 가르친다. 이것이 해뜨는농장의 특징이다. 다른 사업 대상자들 중에서는 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초점을 둔 곳이 많은 반면 해뜨는농장은 좁게는 농업적 기반이 없는 본교 농생대 졸업생, 넓게는 기반이 없는 청년농에 초점을 뒀다.
실습과 교육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MT나 파티를 즐길 공간도 농장 곳곳에 마련돼 있다. 지난 12일에도 사계절 학생들이 MT 겸 실습을 위해 농장에 방문했다. 낮에는 실습을 진행하고, 밤에는 술과 함께 파티를 즐기는 등 농장을 단순한 농촌 교육 공간 이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Q. 청년농이 농촌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나?

A. 우리 부부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졸업하고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문제 있는 사람’으로 취급 받기도 했다. 다행히 요즘은 청년농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활발해 청년들도 꽤 유입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들의 농촌 정착률이 높지는 않다. 아직까지도 많은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하는 일을 꺼린다. 농업 관련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농촌에 정착하는 사례도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부모님의 기반을 빌린 승계농들이다. 기반 없이 농촌에 정착하는 청년들은 수도 적을뿐더러, 성공하기도 상당히 어렵다.
현 농촌 사회 역시 청년농의 유입률이 낮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다. 기본적으로 노동력이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농촌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 젊은 사람들이 계속 없어지니 인구는 줄어들고, 남은 사람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 고령화 사회가 형성되고 있다.

Q. 청년농들이 농촌에 정착할 때 힘들어하는 점은 무엇인가?

A. 기반 없는 학생들이 가장 곤란해 하는 문제는 ‘자본’이다. 한 번 농사를 시작하려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의 자본이 필요하다. 또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현실의 농사 간에는 차이가 많다. 당장 책에서 배운 작물의 생장과 실제 땅에서 자라는 작물의 생장만 해도 상이한 부분이 많다. 청년농에게는 어느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하는지도 중요한 고민거리다. 그리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정착하려 하다 보면 외롭기도 하다. 주민들 입장에서도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농촌 정착에 집중하다 제때 결혼을 못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Q. 청년농을 꿈꾸는 본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경상북도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청년농 관련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실시하고 있다. 청년농이 되려면 부지런히 교육을 받고 정보를 모아 어느 지역에서 어느 작물을 어떻게 재배해야 하는지 공부해야 한다. 또 여러 지역의 농촌을 다녀보고 농촌 사람들의 삶을 체험하고 느껴봐야 한다. 특히 기반 없이 농촌에 정착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협업도 중요하다. 다른 시장과의 경쟁이든, 농촌 사회에서의 정착이든 협업이 최우선적으로 돼야 한다.
농업은 식량 제공부터 자연 보존까지 많은 가치를 지닌 사업이다. 또 개인 시간이 부족한 도시 직업과 달리 농촌에서는 시간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어쩌면 대기업 사원이나 아르바이트 종사자들보다 훨씬 윤택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자기 주도적으로 내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일도 가치가 있다. 그러니 귀농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정착 전에 힘이 들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만 하고 왔으면 좋겠다.

유동현 기자/ydh17@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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