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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과 북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북한의 핵ㆍ미사일 발사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로 전쟁의 위기 속에서 살아야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실로 상전벽해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남과 북의 정상이 전쟁과 분단의 역사적 현장인 판문점에서 만나 발신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우리 민족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얻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축하하며 5월 말 혹은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냉전의 마지막 고도(孤島)인 한반도에서 시작된 평화의 여정은 이제 결코 뒤돌아 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현재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이나, 폐기와 보상을 동시에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비핵화는 북한의 일방적 굴복을 강요하거나 압박한다고 해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핵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역사적 교훈이자 현실이다. 미국과 남북한 모두 승리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폐기와 보상의 방법과 절차를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항구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하거나 보유하거나 사용할 필요가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들과 동시에 진행되어야 성공의 가능성이 크다. 적대적인 전쟁 상태를 종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남북한과 미국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미 간에  국교 수립과 교류협력을 발전시키는 등 체제안전보장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30여 년에 걸친 비핵화 협상이 실패했던 것은 비핵화를 위한 체제 안전보장 조치가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이 명문화된 것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다.
한반도는 아직도 전쟁 상태가 끝나지 않은 휴전, 정전 체제에 놓여 있다. 남북 간의 군사적 갈등과 정치, 외교, 이데올로기적 경쟁에 따른 천문학적인 분단비용의 지출은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이다. 6·25전쟁 시기 무력에 의한 북한의 공산화 통일도, 남한의 자유민주통일도 불가능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어느 일방에 의한 흡수통일은 불가능한 것이 역사적으로 검증된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징이다. 21세기 극한경쟁의 시대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전략이다. 우리가 한반도 국제정치의 운전자가 되어 남북과 북미의 협상을 주도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 길을 여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성취하는 것이자 우리가 후세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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