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교항(공대 기계 14) 씨, 이정민(사범대 영어교육 12) 씨, 김지현(사범대 교육 12) 씨, 이윤수(사범대 영어교육 14) 씨. 인터뷰 후 ‘새로운 멘토는 언제나 환영’이라며 홍보를 하기도 했다.

▲‘내 등에 기대’ 앱의 시작 화면

‘내 등에 기대’는 작년 11월 3일 출시된, 본교 학생들이 기획·개발한 청소년 상담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이곳에서 10대 청소년들은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티니(멘티)’라는 이름으로 ‘토니(멘토)’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앱을 기획·개발한 ‘등대지기(관리자)’ 이교항(공대 기계 14) 씨, 이정민(사범대 영어교육 12) 씨, 김지현(사범대 교육 12) 씨, 이윤수(사범대 영어교육 14) 씨에게 앱 개발과정과 청소년 상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Q. 앱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정민: 고등학생 때 학교폭력을 당해 졸업 이후에도 많이 힘들어 했었다. 그 후 학교폭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사범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사범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대신 마음이 맞는 친구인 김지현 씨를 만나 3년 전부터 학교폭력·교육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됐고, ‘내 등에 기대’라는 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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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른 등대지기들은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김지현: 앱 개발 논의를 하던 때 같은 사범대생인 이윤수 씨가 합류했다. 이후 앱 개발에 한계를 느껴 개발자 공고를 SNS에 게시했는데, 이교항 씨가 ?앱 개발을 배워서라도 등대지기에 합류겠다?고 열정을 보여 등대지기가 됐다. 오늘 인터뷰에는 참석하지 못한 배용빈(IT대 컴퓨터 10) 씨가 마지막 등대지기로 합류했다.

이교항: 학원 강사, 봉사활동 등 여러 활동을 하며 청소년들의 고민에 많이 공감하고 흥미를 느꼈다. 그러던 중 SNS에서 ‘내 등에 기대’ 등대지기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Q. 온라인 ‘앱’이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이정민: 청소년들이 많이 활용하기도 하고, 접근성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홍보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교항: 청소년들이 학교를 다니다 보면 오프라인 상담을 할 시간이 없기도 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상담 앱은 큰 장점들을 가진다. 또 토니들이 전문 상담사가 아니다 보니 토니와 티니의 1대1 상담은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티니들끼리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형식의 앱을 구상했다.

Q. 등대지기 활동이 개인 시간을 빼앗지는 않나?

이윤수: 등대지기가 토니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티니들에게 댓글을 달아주고 공감해주는 토니들은 따로 있다. 이들은 보통 사범대나 관련 인맥을 통해 섭외한다. 토니들은 댓글 및 상담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등대지기들은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 생활패턴·직업·지역·성별이 다른 토니들이 본인의 역량껏 댓글을 달아주고 있다. 그래서 개인 시간을 딱히 빼앗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티니들이 더 늘어나면 자연스레 토니도 늘려나갈 생각이다.

이정민: 티니들은 학생이다 보니 글을 올리는 시간도 한정돼 있다. 보통 학교나 학원에 갔다 와서 밤에 잠깐 핸드폰을 보는 시간인 오후 10~11시 정도에 글이 많이 올라온다. 등대지기들도 그 시간대에 자주 들어가 댓글을 다는 편이다.

Q. 오프라인 활동 외 다른 활동도 하나?

김지현: ‘친구에게’ 게시판에는 또래 티니들끼리 댓글을 쓰다 보니 가벼운 고민들이 많이 올라온다. 반면 ‘토니에게’ 게시판에서는 토니들만 댓글을 쓰는 게시판이라 그런지 비교적 무거운 고민들이 올라온다. 상담은 한 번 진행되면 끝이기 때문에 등대지기들은 토니의 조언과 마음을 티니에게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티니의 고민을 제일 잘 아는 토니가 자신이 인상깊게 읽었던, 혹은 티니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선물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티니는 자신과 상담했던 사람이 읽었던 책을 받으며 토니를 생각하게 된다. 책의 배송은 등대지기들이 중개한다.

이윤수: 이런 시스템이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주변에서 책을 기부 받는 방법 등 책 수급을 위한 방안도 계속 생각 중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 사례가 있다면?

김지현: 티니들끼리 서로의 고민에 공감하고 생각을 바꾸는 사례가 있었다. 한 티니가 자신의 고민을 글로 올렸고, 다른 티니가 고민에 공감하며 장문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글쓴이는 ‘공감 댓글 덕분에 자신의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며 댓글을 쓴 티니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댓글을 다시 달았다. 토니가 아닌 티니끼리 이런 변화를 유도한 것은 이례적이라서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이교항: 티니의 고민에 대해 티니들끼리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등대지기들이 바라던 것이기도 했다.

Q.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이교항: 살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닥칠 텐데,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정민: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 재미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아 인생을 채워나갔으면 한다.

김지현: 인생 끝에 남는 건 추억이다. 그러니 열심히 놀자.(웃음)

이윤수: 고등학교 때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에 너무 사로잡혀 있던 것이 후회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듯,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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