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근처 산책로만 가도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그들의 모습은 지극히 평화로워 보이며 행복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토록 사람과 유대감이 짙은 동물들이 한편으로는 유기된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답이 ‘동물이 귀여워서’였다. ‘외로워서’라는 대답 역시 상당수 있었다. 대부분 동물의 외모나 자신의 정서적인 부분만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 동물과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집에 들였을 때 얼마나 큰 비용이 들어갈 것인지, 그 동물이 집안에서 생활하며 어떠한 감정을 가질지는 생각해 보지 않는다.

외모라는 것은 애석하게도 한시적이고 변하기 마련이다. 동물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을수록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신체는 병들어 간다. 당연히 병원비도 많이 든다. 설상가상으로 동물의 병원비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매우 비싸다. 필수적인 예방접종의 비용은 평균 15만 원이며 부가적으로 더 들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동물은 사람과 확연히 다른 습성을 지니고 있어 사람의 입장에서보자면 말썽을 부리는 일이 잦다. 반려동물이 가구를 물어뜯거나 온 집안에 오줌을 쌀 수도 있고, 큰 소리로 울부짖어 이웃의 원망을 듣는 경우도 생긴다.

동물들도 심리적인 질병에 걸린다고 한다. 반려동물은 일평생 반려인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들은 반려인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반려인의 외출에 불안을 겪는다. 동물이 지속해서 불안해하는 것은 분리불안 증세다. 일이 바쁘다거나 반려동물을 씻기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산책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동물을 집 안에서만 지내게 하는 것 역시 동물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동물들은 더욱 큰 말썽을 피우고 그러면서 또 우울한 기분에 휩싸인다.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려고 동물을 기르는 것은 외로운 존재를 늘리는 행위일 뿐이다. 동물을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점차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비용, 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에 실증을 느끼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게 된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키우기 힘들다거나 못생겨졌다는 이유로 동물을 유기하는 것은 동물에게는 끔찍한 재앙이다. 동물과 사는 것은 한 생명과 함께하는 일이다. 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동물을 분양받지 않는 것이 더 낫다. 더불어 동물을 기르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책임감이나 각오 없이 동물을 기르려 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는 참견과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현지

(사회대 문헌정보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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