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작은 부품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섬세한 기계다. 그렇기에 오래된 기종이거나 부품을 구할 수 없는 경우엔 수리하기가 쉽지 않다. 중구 보석거리에서 시계수리점 ‘공인사’를 운영하는 시계박사 박준덕 명장은 부품을 직접 만들어가며 ‘죽은 시계’를 살려내고 있다. 수많은 시계들이 그의 손끝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그의 방을 카메라에 담았다●

▲오전 11시, 흰 가운을 입고 작업을 준비하는 박준덕 명장. 작업장으로 들어서자 벽 곳곳에 언론에 조명된 박 명장의 사진이 걸려있는 모습이 눈에띈다. 박 명장은 1984년 영국시계학교(The British Horologcal Institute)에서 명장 과정인 ‘Final Grade’에 합격했다. 박 명장은 “동아시아에서 명장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아직까지 나뿐”이라며 “우리나라보다 시계 문화가 더 발전한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시험에 도전했으나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중구에 시계 수리점 ‘공인사’를 연 박 명장은 30년 동안 같은 가게에서 시계 수리를 해왔다.

▲빼낸 부품은 기계를 통해 다듬는다. 기자가 취재를 하는 동안, 박 명장은 사진 속 부품을 손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박 명장은 “TV에 방영된 부품 만드는 내 모습은 3일 동안 작업하는 모습을 찍어 몇 배속으로 돌려 보여준 것”이라며 “하루에 3~4개의 시계밖에 수리할 수 없지만일거리는 내년까지 잡혀있다”고 말했다.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박 명장. 박 명장의 하루는 현미경으로 부품을 들여다보고, 들여다본 부품을 해체하는 작업의 반복이다. 박 명장은 “일본에서 지포(ZIPPO) 라이터를 미국의 공정과 똑같이 생산한 적이 있었는데 원래 라이터의 성능까지 모방하진 못했다”며 “기계에는 장인의 혼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작업시간 동안에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세밀한 부품을 만지다가 흐름이 깨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래서 작업시간 동안에 오는 전화는 자동 메시지가 응답한다. 

▲수리한 시계의 마개를 덮기 전, 수리 날짜를 적어두는 박 명장. 이 날짜는 시계가 새 생명을 갖게 된 또 하나의 생일이 된다.

▲시계 수리를 위해 준비한 기계. 박 명장은 “시중에 있는 기계로 수리하는 것이 힘들어 기계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며 “만든 기계를 국제시계연구원에 전달한 적도 했다”고 말했다. 

▲박 명장이 시계에서 부품을 분리하고 있다. 부품이 많은 시계는 1,000개가 넘는 부속품이 들어가 있기도 한다.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