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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8일 간사이공항에 도착한 뒤 처음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일본에 가기 전에 회화학원까지 등록하며 나름 교환학생 생활을 준비했다고 자부했었는데, 여기저기서 들리는 일본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혼란스러웠고, 이곳에서 1년 동안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사그라드는 데 그리 큰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처음 교환학생을 신청한 계기는 정말 단순했다. 대학에 들어갈 당시 한 번쯤은 외국 대학에서 저렴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교환학생 기회를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일본이라는 나라를 선택한 것도 단순히 입대 전 단기간에 자격을 딸 수 있는 언어가 일본어였기 때문이었다. 교환학생으로 한 번 다녀오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스펙이 될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필자가 공부를 하고 온 대학은 교토대학이다. 교토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명성이 높은 대학이다. 교토대학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율’이다.
교토대학에는 본교를 비롯한 한국의 대학과는 다르게 출석점수 0점, 과제 점수 0점, 중간고사도 없이 기말고사 100점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상당히 많았다. 수업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혼자 공부를 해서 단위를 딸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자유를 주는 것이다. 수업에서도 그런 특징이 나타나는데, 교수님께선 책에 나오는 공식을 보고 풀 수 있기보단 스스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과제를 많이 내주셨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정말 열심히 수업을 들으면서 자율적으로 다른 수업을 청강까지 하며 듣는 학생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딱 단위를 딸 수 있을 정도로만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다. 전자의 부류라면 이런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는 능력을 기를 기회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이것이 교토대학이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자율적인 분위기의 학풍으로 인해 단위를 딸 수 있을 정도로만 적당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발생하는 게 문제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마냥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는 일본 취업활동의 특징과 상당히 큰 연관이 있다. 일본 기업은 사원 채용시 구직자의 대학생 시절 성적을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이 학생이 어떤 인생을 살아 왔는지를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단위만 딸 정도로만 공부하는 학생들도 아르바이트나 동아리 활동 등 학업 이외의 활동들을 열심히 해 그것들을 토대로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그것만으로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취업이 가능하다.
필자는 교환학생 생활 동안 서클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일본 동아리는 부와 서클로 나뉜다. 축구부, 수영부처럼 ‘~부’가 붙어있는 동아리는 거의 매일 연습이나 모임이 있을 정도로 진지한 곳이다. 그에 반해 ‘~서클’은 열심히는 하지만 부 활동보다는 느슨하고, 무언가를 즐기는데 의의를 둔다. 필자는 서클을 열심히 찾아 다녔는데, 필자가 들어간 서클은 탁구서클, 축구서클, Flee garden이라는 이름의 종합스포츠 서클이었다. 앞의 탁구서클이나 축구서클은 연습시간대가 수업이랑 많이 겹쳐 점점 참여를 하지 않다보니 그만두게 됐지만, Flee garden에는 열심히 참여해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이 서클은 교토대학 학생뿐 아니라 주변의 교토여자대학, 리츠메이칸대학, 도시샤대학 등 여러 타 대학 학생들도 소속돼있는 연합동아리였다. 종합스포츠 서클이라는 이름처럼 일주일에 한 번 씩 매주 다른 운동을 했는데, 운동에 서툴더라도 다같이 즐기자는 모토의 동아리여서 운동을 즐기며 자연스레 많은 일본인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운동 외에도 불꽃 축제, 벚꽃놀이, 여름 합숙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었다. 혹시 교토대학이나 그 주변 지역 대학에 교환학생 혹은 유학을 가게 된다면 꼭 이 서클을 추천해주고 싶다.
막연히 ‘가서 1년 동안 놀고 와야지, 나중에 취업에 도움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조금의 두려움을 가지고 간 일본. 하지만 그 1년은 나에게 있어선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1년이 됐다. 그 시간 동안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도 많이 가졌고, 소극적이던 성격이 ‘지금 나는 외국인 신분이니 다른 사람에게 말을 더 걸어보자, 부딪혀 보자’는 마음으로 먼저 다가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손주일

(IT대 전자공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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