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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학기를 맞이하여, 국립대학으로서 경북대를 생각하면서

3월 새 학기가 또 시작됐다. 경북대 교정에서도 미래의 꿈을 안고 갓 입학한 새내기,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각자의 의지와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다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 일상적 분주함 속에도 대학의 현실과 국립대학으로서 경북대의 현재의 모습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잠깐 가져봐야 할 때이다. 
현재 우리대학을 비롯한 국립대학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가가 국립대학의 재정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경쟁 논리만을 내세우는 고등교육 정책을 무책임하게 펼쳐,  OECD 회원국 중 정부 부담 대학교육비가 최저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라 정부의 하부행정기관 형태로 운영되는 국립대학 운영시스템으로 인해 대학은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니 대학의 사회적 책임, 교육과 연구경쟁력 제고나 학생들의 효율적인 관리 등은 뒷전에 놓이게 되었다. 또 국립대학은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화가 없는,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상품처럼 천편일률적인 대학으로 변해 한 줄로 서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국가의 무책임 아래에서 국립대학의 공공성은 사라지고 그 대신에 자본의 무한한 경쟁시스템에 파묻힌 것이다.
대학생들은 생존을 위한 스펙 쌓기의 노예가 되고 교수들은 학문주체가 아닌 성과주체로 전락해 프로젝트에 목을 메는 피곤한 직장인이 돼버렸다. 이렇게 된 원인을 국가 탓으로, 외부적으로 돌리기보다는 먼저 대학구성원으로서 각자 자기 잘못으로 돌리는 반성의 몸짓을, 새 학기를 맞이해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자본의 논리와 무한경쟁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의 대학은 배우고 질문하면서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을 상상하고 디자인하는 학문 공동체이자, 연대와 공감·나눔과 배려라는 인간의 가치를 최소한 실현할 수 있는 미래사회의 최후의 보루였다. 그래서 대학인은 살아있는 시대정신의 표상이라는 명예로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부심은 이제 박물관의 유물로 사라지고, 대학(大學)이라 명명하는 대학 중 큰 학문을 하는 진짜 대학은 없고, 직업훈련소로서의 대학이라는 심벌만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이런 대학 현실을 만드는 데 바로 내 자신이 일조한 것은 아닐까?
이러한 수많은 대학 문제들은 한국고등교육 정책의 실패와 대학 구성원들의 무관심, 사회구조적인 문제 모두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제 현재의 국립대학 설치령보다 상위법으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즉 국립대학의 역량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국립대학의 사회적 책임성, 학문의 자유, 대학의 자치와 자율성 보장, 국가의 국립대학에 대한 의무적 재정지원, 대학 내 다양한 독립된 자치기구가 참여하여 대학운영에서 민주적 협치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 대학 내의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차별 해소방안 등을 통해 공공성과 민주성,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칭 ‘국립대학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립대학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립대학 역시도 설립주체가 근본적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로 전환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대학이 대학답고 교수가 교수답고 대학생이 대학생다운 대학사회가 될 것이다. 책임성과 공공성, 이것이야말로 지금 현재의 대학이 당면한 시대정신의 하나다. 경북대인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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