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FDA(미국 식약청)에서 해외 인턴을 모집한다는 국제교류처의 문자를 받았다. 평소 FDA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 없이 곧바로 신청했다. FDA 인턴으로 가 있던 선배의 도움을 받아 이력서를 쓰고 면접 준비를 했다. 단지 영어를 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의 보조 연구원으로 일을 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어 회화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을 다니면서 회화 능력을 키웠다. 그렇게 준비하여 합격을 해, 미국 FDA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합격 발표가 난 후에는 FDA에 가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다. FDA에서 뽑는 인턴은 미생물 관련 연구를 돕는 일을 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FDA에 가는 것이 과연 나의 공부에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이 됐다. 식품공학은 화학, 생화학, 미생물, 생물 등을 공부하는 넓고 다양한 학문인데, 그 중에서도 내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기능성 식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을 연구하는 식품 생리 활성 분야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능성 식품·화장품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는 어느 곳에서든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냐고, 미생물은 식품뿐만 아니라 위생과 관련하여 사람들의 건강 등의 모든 부분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 FDA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작년 9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약 10개월 동안 미국 FDA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처음 한 달은 미국 생활과 FDA 인턴 생활 등에 적응을 하는 기간이었다. 영어 회화 학원을 다녀봐서 그런지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고 기본적인 대화정도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FDA로 오기 전 한 달 간 학과의 미생물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실험들을 배우고 왔기에 업무 자체는 쉽게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었다. 비록 실수할 때도 있었지만 박사님의 리드와 도움 없이도 혼자서 실험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뿌듯했다. 여러 박사님들에게서 새롭고 유용한 실험들을 많이 배웠으며 한국에는 흔하지 않은 기계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컴퓨터를 잘 다루시는 박사님에게서 결과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유용했다.

 열심히 배우고 공부했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하여 여행도 많이 다녔다. 집에서 가까운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하여 뉴욕, 필라델피아 등을  여행하고, 미국과 근접해있는 캐나다에도 다녀올 수 있었다. 친구들과도 여행을 다녔지만 혼자서도 많은 곳을 갔다. 여행을 계획하고 다니면서 나에 대해 새로운 점을 알게 되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접할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과 문화, 언어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이들을 쉽게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정부기관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흔한 기회가 아니다.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FDA라는 외국의 한 기관에서 일하면서 박사님들과 외국인 인턴들과의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 인연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고, 그들의 문화와 언어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최근에 점점 더 미국을 잘 다녀왔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쉽게 수용하고 터득하며 자신감 있게 실험을 수행하게 된 점이다. 두번째 이유는 외국인들을 만나도 이질감이나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대화도 이전보다도 훨씬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나 자신의 성격이 많이 변했다는 점이다. 예전과 같이 꽉 막힌 내가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며 생각을 넓고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내가 되었다.      

 이처럼 미국 생활과 FDA 인턴 생활은 모든 것에 있어서 만족스러웠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또한, 내 인생 최고로 멋지고 행복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권하나

(농생대 식품공학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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