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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사람들에게 단군신화나 주몽신화 등을 물어보면 우리나라의 건국신화라 그런지 잘 설명한다. 하지만 그 외의 신화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모른다. 한국 신화에는 가믄장아기, 자청비, 궁산이와 명월각시 등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어째서 우리들은 한국 신화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고 있을까? 그 이유를 꼽자면 한국 신화는 체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림포스의 12신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버지 세대인 티탄 족까지 부모자식 관계가 대부분 확실한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달리 한국 신화는 유쾌하고 교훈적인 낱장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편이다. 이처럼 한국 신화에 대한 자료는 그 앞뒤 순서가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계보를 만들기 힘들다.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은 이유로는 외세의 잦은 침략이 대표적이지만, 종교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끼쳤다. 도교와 무교가 어우러진 토속 신앙에서 탄생한 한국 신화는 삼국시대를 거치며 신라, 백제, 고구려의 국교였던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예로 단군 신화에서 ‘환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천지왕, 하느님은 이후 많은 신화에서 상제나 옥황상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지나 조선 전기까지 불교는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친 종교였다. 그러다 유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조선에서는 유생들을 중심으로 억불정책을 펼쳤고 많은 책에서 불교와 관련된 문구가 삭제되고 책 자체가 불태워졌다. 우리 신화도 불교의 영향을 지울 수 없어 그 시기에 많은 부분 소실됐다. 그 시기를 건너 현재 우리가 우리 신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문헌으로 전해 내려오는 건국신화와, 박해받았지만 대를 이어 전해지는 무당들의 많지 않은 구비신화였다. 그마저도 사람마다, 지역마다 다른 입장에서 서술하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형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헌으로 남겨진 건국신화나 조상신에 관련된 이야기들만을 기억할 뿐, 더 많은 양의 구비신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채 지내는 것이다.
애매하고 정확하지 않은 한국 신화에도 한국 신화만의 매력은 존재한다. 신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동물이 되고 신을 탐했다는 죄를 죽음으로 갚는 이야기가 대부분인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달리 한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인간에게 친근하다. 원강도령은 인간이지만 꽃을 다루는 능력을 인정받아 상제가 그에게 서천꽃밭을 돌보는 직책을 맡으라 명했다. 또 바리데기는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위해 험한 길을 넘어 9년 동안 무장승에게 봉사하고 그와의 사이에서 7명의 아들을 낳고서야 친부모의 병을 고칠 약을 얻고 신이 될 자격도 받았다. 이렇게 한국 신화에서는 인간이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며 고난을 견디고 신이 되는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한국 신화가 진행되는 배경은 우리의 곁인 듯 곁이 아닌 곳이다. 정확한 위치를 말해주지 않거나 위치가 나오더라도 불라국이나 범라국 등 가상의 나라가 등장해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친숙하면서도 몽환적인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런 신화들은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하고 있다. ‘신과 함께’라는 만화는 우리나라 신화를 재해석한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 ‘신기록’, ‘우투리’ 등 만화, 소설 등이 우리나라 신화를 재해석해 작품화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라도 현대에서 잊혀 가는 우리 신화를 우리의 이후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허예진
(사회대 문헌정보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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