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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2017 노벨상을 들여다보다 2

2017 노벨상을 들여다보다

연재기획 1 - 노벨평화상, 노벨문학상, 노벨경제학상 부문
연재기획 2 - 노벨화학상, 노벨물리학상, 노벨생리의학상 부문


지난 10월 31일 본교 자연과학대학 제1과학관 120호에서 ‘2017 노벨상/아벨상 해설 강연회’가 열렸다. 노벨상은 총 3개 부문에서 각각 ▲노벨 물리학상에는 박명구 교수(지구시스템과학), ▲노벨 생리학상에는 이동건 교수(생명과학), ▲노벨 화학상은 이혜진 교수(화학)가 맡아 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아벨상은 문성환 교수(수학)가 해설을 진행했다.
이번 노벨상 연재2에서는 세상을 놀라게한 과학적 지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낮져밤이로 바뀌어가는 우리 몸 속은 어떨까. 소주를 냉동실에 넣었다 톡톡 치면 살얼음이 끼는 것처럼 물을 ‘유리화된’ 상태로 관찰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도 않은 노벨 생리의학상(2면 참조), 물리학상, 화학상을 만나보자●


이한솔 기자/lhs15@knu.ac.kr





노벨물리학상 ‘라이고(LIGO)-우주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드높이다


라이너 바이스
Raiver Weiss: 1932년 독일 출생. 1962년 MIT 박사학위 취득. 2001년~ 메사추세스공과대학교 명예교수
배리 배리시
Barry C. Barish: 1936년 미국 출생. 1962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입자물리학 박사학위 취득. 2005년~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명예교수
킵 손
Kip S. Thorne: 1940년 미국 출생. 1965년 프린스턴대학교 물리학 박사학위 취득.
2009년~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명예교수




2017년 노벨물리학상의 영예는 100여 년 전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중력파를 대형 중력파 검출기인 ‘고급레이저간섭중력파관측소(LIGO: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이하 라이고)’를 통해 관측한 킵 손(77), 라이너 바이스(85), 배리 배리시(81)에게 주어졌다.
중력파는 별의 폭발, 블랙홀끼리의 병합 등 우주에 초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한 노력은 1960년대부터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중력파가 지구를 지나칠 때쯤이면 양성자 크기의 1000분의 1 정도로 작아져 검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고는 수 km 떨어진 진공 터널 양 끝에 거울을 두고 레이저를 쏘아 레이저가 거울에 반사돼 오고가게 함으로써, 중력파가 지나갈 때의 미세한 파장 변화를 탐지해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었다. 즉, 양성자 크기의 1000분의 1의 변화까지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라이고다.
라이고는 1980년대 라이너 바이스와 킵 손, (故)로널드 드레버에 의해 처음 고안됐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킵 손은 중력파 검출을 위해 대상이 되는 천체 및 천문현상 연구 등을 했고, 지난해 세상을 떠난 로널드 드레버와 중력파 실험 그룹을 구성했다. 바이스는 레이저 중력파 검출기의 설계 및 다양한 잡음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을 수행했다. 현재 라이고 검출기는 1972년 그가 만든 기술보고서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라이고의 제2대 책임자였던 배리 배리시는 라이고 조직을 공고히 하고 초기 라이고 검출기의 기술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故)로널드 드레버는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상을 수여한다는 노벨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라이고 프로젝트는 40년에 걸쳐 20여 개국 출신 1000여명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공동프로젝트로 발전했다. 현재 한국과학자 14명도 2009년 라이고 과학 협력단(LSC·LIGO Scientific Collaboration)에 가입 후, 기기 잡음을 제거하는 툴을 개발하는 연구와, 신호를 찾기 위해 정밀한 파형을 계산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연구에 동참하고 있다.
라이고 관측소는 첫 관측을 시작한 이래 2015년 9월 14일 첫 중력파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발견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당해 12월 26일 14억 년 전 우주에서 블랙홀의 충돌로부터 발생한 중력파가 지구에 도달함을 탐지하기도 했다.
또한 라이고 관측소는 올해 1월 4일 2차 관측을 시작하자마자 세 번째 중력파 GW170104를 검출했다. 


노벨화학상 ‘저온전자 현미경(Cryo-EM) 관찰법-생화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자크 두보쉐
Jacques Dubochet: 1942년 스위스 출생. 1973년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와 바젤 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현 스위스 로잔 대학교 생물물리학 명예교수
요아킴 프랑크
Joachim Frank: 1940년 독일 지겐 출생. 1970년 독일 뮌헨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 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생화학, 분자생물물리학, 생물학 교수  
리처드 헨더슨
Richard Henderson: 1945년 스코틀랜드 출생. 196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현 케임브리지 대학교 MRC
분자생물학연구소 리더



올해 노벨화학상에는 용액 내 생체분자(생물체를 구성하거나 생물의 기능을 담당하는 특수 분자. 생물의 구조, 기능, 정보전달 등에 필요한 분자)에 대해 원자 수준의 고화질 영상화를 가능케 한 ‘저온전자현미경(Cryo-EM: cryo-electron microscopy) 관찰법’ 개발에 기여한 자크 두보쉐(75), 요아킴 프랑크(77), 리처드 핸더슨(72)이 선정됐다.
Cryo-EM(수분을 함유하는 세포나 수용액에 존재하는 생체고분자를 초저온 상태로 유지한 채 자연 상태로 관찰하는 현미경)은 항생제내성 관련 단백질에서부터 지카 바이러스의 표면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에게 뇌손상을 초래한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을 때 연구자들로 하여금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원자 해상도의 3D 영상 작성을 가능케 했고, 신약개발에 대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Cryo-EM은 생화학의 발달을 촉진하는 매개가 된 것이다.
사실 전자현미경은 오랫동안 '죽은 물질'을 영상화하는 데에만 적당하다고 여겨져 왔다.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는 데 필요한 강력한 전자빔은 생체물질을 소각시키지만, 약한 전자빔을 사용하면 이미지가 대비를 잃어 흐릿해지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자현미경은 진공을 필요로 하는데, 진공 속에서는 주변의 물이 증발해 생체분자의 상태가 악화된다. 다시 말해 건조된 생체분자는 천연 구조를 상실하므로, 제대로 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리처드 핸더슨은 1975년 박테리오돕신(광합성 생물의 막에 박혀있는 자줏빛 단백질로, 햇빛 속의 에너지를 포획하는 역할을 함)을 이용한 개략적 3D 모델을 작성할 수 있었고, 1990년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원자적 해상도의 단백질 3D 영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전자현미경 기술은 요아킴 프랑크에 의해 일반화됐다. 그는 1975년부터 1986년 사이 전자현미경의 흐릿한 2D 영상을 분석해 선명한 3D 구조로 통합하는 영상처리방법을 개발했다.  
1975년 헨더슨은 포도당 용액을 이용해 박테리오돕신이 속한 막을 탈수로부터 보호했지만, 이 방법은 수용성 생체분자에는 통하지 않았다. 다른 연구자들이 샘플을 동결시키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얼음 결정은 전자빔을 교란시켰고, 물의 증발은 딜레마로 남았다.
이에 자크 두보쉐는 물을 매우 빨리 냉각시킴으로써 유리화 물(vitrified water)로 만들 수 있다면, 전자빔이 균질하게 회절(파동의 전파가 장애물 때문에 일부가 차단되었을 때 장애물의 그림자 부분에까지도 파동이 전파하는 현상)돼 균일한 배경을 형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1980년대 초 두보쉐는 물의 유리화(vitrification)에 성공했고 생체분자는 진공 속에서도 자연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여전히 남아 있던 해상도 문제는 조금씩 개선돼 갔으며 2013년, 마지막 남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원자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하는 저온전자현미경 기술이 완성될 수 있었다.



노벨 생리의학상 ‘생체시계의 비밀을 밝히다’



[수상자 약력]
제프리 C. 홀(Jeffrey C. Hall): 1945년 미국 출생. 1971년 워싱턴 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1974년 브랜다이스 대학교 교수진 합류. 2002년~ 메인 대학교 교수
마이클 로스바쉬(Michael Rosbash): 1944년 미국 출생. 1970년 MIT 박사학위 취득. 1974년~ 브랜다이스 대학교 교수
마이클 W. 영(Michael W. Young): 1949년 미국 출생. 1975년 텍사스 오스틴 박사학위 취득. 1978년~ 록펠러 대학교 교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생체시계(circadian systems·일주기 시스템)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밝힌 제프리 C. 홀, 마이클 로스바쉬, 마이클 W. 영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밝혀낸 생체시계 작동 매커니즘은 1970년대 시모어 벤저와 로널드 코노프카의 연구에서 발견된 주기 유전자(period gene)로부터 시작됐다. 1984년 수상자들은 초파리로부터 주기 유전자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바쉬는 주기 유전자가 밤에는 세포 속에 축적되고 낮에는 분해되는 PER 단백질을 암호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ER 단백질 상태는 생체시계에 맞춰 24시간마다 한 번씩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수상자들의 목표는 24시간 주기의 진동(circadian oscillation)의 발생 및 유지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바쉬는 PER 단백질이 억제피드백 고리(inhibitory feedback loop)를 통해 자신의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스스로의 농도를 조절한다는 추론을 했으나, 합성 억제를 위해서는 PER 단백질이 핵 속으로 진입할 수 있어야 했다. 이는 1994년 마이클 영이 정상적인 생체리듬에 필요한 TIM 단백질을 코딩하는 timeless 유전자를 발견함으로써 설명될 수 있었다. TIM 단백질은 PER 단백질에 결합해 유전자가 자리 잡은 핵 속으로 들어가, 주기 유전자의 활성을 차단함으로써 억제피드백이 마무리되는 것이었다.
또한 진동의 빈도 제어와 관련해 마이클이 doubletime 유전자를 발견하면서, 이 유전자가 DBT 단백질을 암호화해 PER 단백질의 축적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생체시계 결함은 각종 질병을 비롯해 시차 적응 문제 등 일시적인 감각 상실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에 생체시계 연구는 퇴행성 뇌질환, 암 관련 질환 등에 대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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