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라면서 도덕에 대하여 많은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혹은 더 이전부터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도덕과 관련된 교육을 받는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거짓말을 하지 말자’, ‘공공장소에서는 정숙하자’ 등 어린 시절부터 귀가 따갑게 들어오던 도덕교육은 우리의 뇌리 깊숙이 자리 잡아 일종의 불문율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정규교육과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면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도덕적 규율을 무시하면서 살고 있다. 결국 우리는 책 안에서의 도덕적 규율과 현실에서의 도덕적 규율을 구분하여 적용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도덕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집단 비양심’을 말하고 싶다. ‘집단’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다. 혼자라면 하지 못할 일들을 집단의 힘을 빌린다면 너무나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단의 힘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 갖고 있다. ‘사랑의 연탄 나르기’가 전자의 대표적인 예라면, ‘교차로 꼬리 물기’ 같은 경우가 후자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시들보다 현재 우리들의 현실에 와 닿는 최근의 사례를 들자면 집단 쓰레기 투기를 들 수 있다. 최근 ‘경북대학교 대신 말해드려요(이하 경대말)’을 비롯하여 각종 SNS에 경북대학교 북문에 있는 한 가게 앞에 수많은 쓰레기들이 어지러이 쌓여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또한 학교를 비롯하여 인근지역에서 관련 사례들이 이어졌다. 경대말에 올라온 이 사진과 본교 학생들의 도덕성을 성토하는 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었는데, 과연 우리는 그 중에 그런 식으로 쓰레기를 버려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우리는 개개인으로 보면 매우 도덕적이고 이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개개인이 모여 집단이 되면 그 집단의 도덕성이 설사 잘못된 것일지라도 집단의 분위기에 휩쓸려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쓰레기통이 아닌 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와 같은 기본적인 규칙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단지 쓰레기통까지 쓰레기를 들고 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남들도 버렸으니까 나 하나쯤이야’ 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하나둘씩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모여 그런 참상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물론 이 문제가 당시 쓰레기를 버린 개인들의 양심에 대해 비판을 해야 될 문제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아니더라도 집단이라는 익명성에 몸을 맡겨서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들에 대해서 우리 자신은 그러한 집단 비양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학(大學)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자 하기 전에, 우리는 각자 자신의 양심부터 되돌아보고 자신을 갈고 닦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박태환

(인문대 사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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