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스 웨이(일반대학원 행정) from China

▲외국인 유학생 졸업식에서 지금의 아내와 함께

나는 2013년 9월 경북대 행정학과에 대학원생으로 입학했다. 졸업한지 벌써 2년이 되었는데도 모교인 경북대와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직도 생생하다. 중국에서 학부 전공이 한국어여서 오래전부터 한국으로 유학을 가리라 계획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애인과 상의해봤는데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우리 둘 누구도 부잣집 출신이 아니어서 유학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는 “졸업 시절은 헤어지는 시절이다”라는 유행어가 있을 만큼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 커플들이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생각 차이로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2013년 초는 나에게 좀 힘든 시절이었다. 기업 실습을 하는 동시에 학부 졸업 논문을 쓰며, 대학원 유학 자료도 준비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애인을 설득할 수 있는지 걱정이 많았다. 

애인과의 긴 상의 끝에, 일단 대학원 신청을 해보고 만약 둘 중 한명이라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면 같이 유학하자고 약속했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나서 매일 매일 이메일을 확인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전화면접 후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리다가 어느 날 우리 둘 모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애인이 우수한 성적으로 전액 장학금까지 받는다는 전화도 받았다. 우리 모두 얼마나 기뻤는지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기분이 좋다. 어쩌면 경북대는 우리에게 모교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랑을 구해주고 지켜준 은인일지도 모른다.  

경북대에 입학한 뒤 감명 깊었던 부분은 바로 학교 행정직원의 친절한 서비스 정신이다. 중국 대학교의 교수님과 행정직원도 친절하지만 경북대에서는 유학생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을 많이 느꼈다. 경북대 도서관 직원, 학과 조교 선생님, 심지어 학교 은행 및 우체국 직원도 유학생의 어려움을 고려하면서 번거로움을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게 많이 도와주셨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처음 수강신청 했을 때 우리가 많이 서툴렀는데, 학과 조교 선생님이 참을성을 갖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신청 절차만 가르쳐 줄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맞는 강의도 추천해주셨다. 

내 생각에 외국인이 한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의사소통이다. 우리 둘은 한국어를 4년 동안 배웠으니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강의 중 전문용어는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행정학 전공은 한글 자료뿐만 아니라 영문 자료도 함께 읽어야 하는 경우 많은데, 나 같은 경우 먼저 영어를 중국어로 번역한 다음에 한국어로 다시 한 번 번역하는 과정을 반복하느라 발표 전날에 밤새 준비하는 경우가 흔했다. 다행히 같은 연구실에 선배님들과 동기들이 공부와 생활부분에서 많이 도와줬다. 교수님들께서도 매우 친절하셔서 강의 후 교수님 연구실에 가서 강의 내용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보충지도를 받는 것이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교수님들이 맛있는 거를 자주 사주셨는데, 긴 공부시간 끝에 먹는 음식은 아주 제 맛이었다. 아직도 교수님이 사주신 피자, 자장면, 막걸리 등이 많이 그립다. 

뜻이 있는 자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 덕분에 우린 2학기부터 완전히 대학원 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성적도 한국 학생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어느 시험에서 애인은 유일한 만점자였다. 역시 전액장학생은 뭔가 달랐다. 

경북대에서 유학하면서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체험, 각 국가의 친구를 만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우리 연구실에 선후배님들이 모두 한 가족같이 공부도 함께 했고 교수님 덕분에 학회도 같이 많이 참석했다. 연구실에서 치맥도 시켜먹고 고기집에서 소주도 먹고 노래방에도 같이 갔다. 또, 국제교류처 각종 문화체험을 통해 여러 나라 친구도 만났다. 캄보디아, 베트남, 러시아, 네덜란드 등 국가의 친구를 사귀었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동시에 각자 자기 나라의 문화도 교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을 했다. 

주변의 도움 덕분에 우리는 아무 어려움 없이 유학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2년간의 짧은 경북대 유학생활이었지만 유학을 함께한 애인과 지난 9월 부부의 연을 맺었고, 우리 둘에게는 경북대 유학생활이 평생의 소중한 추억이자 운명을 바꿔준 계기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북경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자리를 잡아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자주 연락드리지 못하지만 우리를 도와주고 챙겨주신 교수님들과 선후배들이 많이 그립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경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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