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601호 4면에는 ‘통(痛)학생, 괜찮아요?’라는 제목으로 통학생들의 고충을 대학기획으로 담아냈다. 본교생의 상당수가 통학을 해야하는 대구 거주 학생이어서 그런지, 기사를 위해 준비한 관련 설문조사 역시 다른 설문조사에 비해 단기간 동안 굉장히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시간 통학생’인 기자는 통학 할 때마다 느끼는 이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매일 이런저런 상상을 한다. 다음은 그 내용을 글로 풀어본 것이다. 

우선 ‘장거리 통학’의 기준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보자. 2015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직장인들의 평균 통근시간은 31.2분이다. 그러니 어림잡아 통학시간이 30분을 넘기면 비교적 ‘장거리 통학생’인 것으로 분류해보겠다. 또 지난 2015년 대구 시내버스는 평균 시속 19.4km로 달렸다. 직경으로만 따지면 장거리 통학생은 통학거리가 약 9.7km이상인 학생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구가 복잡한 도로로 얽혀있는 도시이고, 직선으로 쉬지 않고 9.7km나 달릴 수 있는 곳은 없다. 여기서는 9.7km의 절반 가량인 반경 5km 원 밖에서 살고있는 장거리 통학생으로 설정해본다. 

남은 문제는 5km의 거리를 얼마나 쾌적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으로는 셔틀버스 증설을 들 수 있다. 이는 셔틀버스를 이용한 학생들이 개선책으로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한 가지 딜레마가 발생하는데, ‘어디에, 얼마나 정차하느냐’는 것이다. 어떤 방안을 선택하더라도 정차 지점에서 멀어져 셔틀버스가 전혀 소용없는 학생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상적으로 모든 통학생들에게 택시비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침 저녁으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정체 구간을 비롯해, 수요-공급의 불일치 문제가 발생한다. 막차는 또 어떤가? 버스 운행시간이 매일 24시간이 되더라도, 자취하는 본교 학생들이 느끼는 자유를 완전히 향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기자가 생각하면서 내린 결론은 ‘학교로 가는 개인용 텔레포트가 자전거급 가격으로 보급되지 않는 한 통학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설문조사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문제가 갑자기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기보단, 관심을 통해 차차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통학생들의 어려움은 역대 총학생회에게도 전해져, 혼잡 버스의 탄력 배치라는 ‘미미한 변화’로 이어졌다. 물론 통학생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굉장히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본교에서 지하철역으로 접근하기 위해선 긴 배차 시간과 버스 운행 시간을 이겨내야 하고, 탄력 배치는 퇴근 시간대에 큰 효과가 없다. 그러나 다수의 ‘관심’이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문제는 수도 없이 많다. 그 문제들을 덮어두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파보는 건 어떨까. 기자가 혼자 끙끙 앓으며 했던 상상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클지도 모른다.

이광희

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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