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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영방송 파업, 지배구조 개선해야 한다

지난 4일부터 공영방송인 KBS, MBC 방송사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유는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과 방송의 독립성 확보이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규모도 4일 현재 MBC 2,000여 명, KBS 1,800여 명으로 엄청난 규모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앞으로 더 늘어날 태세이다. 양대 공영방송사의 동시 파업은 5년 전에도 있었지만, 그 규모면에서는 이번이 사상 최대이다.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의 독립성 투쟁은 그 뿌리가 깊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출범 당시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적자 경영 등의 이유로 이사회를 통해 해임시켰고, MBC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관여한 제작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체포했다. 이후 정부는 두 공영방송사 사장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임명했고, 이러한 정권의 행태에 반발해 2012년 두 공영방송사 노조는 파업으로 맞섰다. 그 과정에서 MBC 사장과 경영진은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원의 대량 징계와 해고, 부당 전보조치를 일삼아 왔다. 현재 개봉 중인, 당시 MBC 프로듀서였던 최승호 감독의 영화 <공범자들>은 지난 10년 간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하에서 자행되었던 KBS, MBC 사장과 경영진들의 편파 방송과 노동조합 탄압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KBS와 MBC의 뉴스 보도는 공영방송이 지켜야 할 공정성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국정원 댓글 정치 개입 사건에 대한 보도가 그러했고,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침몰사건과 최순실 게이트 보도 또한 실망스러웠다. 정권의 성향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 되는 공영방송의 사장 교체와 잇따른 파업의 악순환은 궁극적으로 현행 방송법의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현행 방송법을 보면, KBS와 MBC의 사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이사진 구성방식과 사장 선출에 대한 의결방식에 있다.
KBS는 총 11명의 이사들 중 대통령을 포함한 여당 추천 인사가 7명, 야당 추천인사가 4명이고, MBC는 총 9명 중 각각 6명과 3명이다. 이렇게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장은 이사들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선출된다. 간단한 셈법으로만 봐도 정부가 염두에 둔 사장이 선출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선출된 사장은 조직의 모든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뉴스 보도와 제작의 공정성은 보장될 수 없다. 따라서 방송법상의 이러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공영방송의 파행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방송법의 개정이 시급하다.
마침 방송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작년 7월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원들이 주도하여 발의한 것으로, 공영방송사 이사를 여당 7명, 야당 6명씩 추천하고, 사장은 이사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면 뽑는 ‘특별다수제’가 내용의 골자이다. 어느 한 쪽의 실력행사가 아닌 모두의 합의로 방송사장을 뽑자는 것이다. 당시 개정안에 미온적인 자세를 취했던 여당이 지금은 야당이 되자 일제히 개정안을 통과시키자고 나오는 지금의 모양새가 우습기는 하다. 하지만 앞으로 공영방송사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유능한 사장을 선출하여 제작진들이 진실과 공정을 원칙으로 일할 토양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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