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하늘이 높다. 어느새 높아진 하늘과 같이 제50대 ‘가람’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학생들 사이는 여전히 멀기만 했다.

이번 호 본지 기획 중 하나인 총학 공약 점검을 위해 총학 신뢰도 및 인지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6, 7면 기사 참조) 총학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4.1점으로 5점을 넘지 못했다. 분포를 놓고 보자면 5점이 65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0, 2, 4점에 각각 20명 이상 체크해 나온 결과였다. 그러나 점수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그 이유였다.

이전 제49대 ‘리본’ 총학생회에 대한 실망이 워낙 컸기 때문인지 그에 비해 잘해나가고 있다는 견해들도 있었던 반면,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기초업무는 수행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업무를 행한 것은 보지 못해서’, ‘지금의 총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잘하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고 무난하게 하려는 것 같음’을 비롯해 별 관심이 없음을 표하는 견해들이 상당했다. 공약 부분 설문 결과 또한 ‘잘 모르겠다’가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결과를 보였다.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학생사회에 대한 무관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결과라 생각한다. 딱히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이 모름주의보가 비단 학생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번 설문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각 공약 분야 중 가장 이행되지 못한 분야는 ‘권리’ 및 ‘소통’이었으며, 남은 임기 동안 총학생회가 집중해야 할 일은 ‘정부, 교육부 정책 등 정치/국가정책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었다는 점이다. ‘문화’나 ‘복지’ 부분에서는 이미, 충분하다는 뜻이다.

다사다난했던 본교의 2년을 되짚어본다면 학생들의 이런 요구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가 아닐까. 아니, 되짚어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요구하며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학생회에 정말 바랐던 것은 영화 할인 티켓 배부보다 한국대 논란에 적극적인 태도로 본관과 소통하고 학생들의 혼란을 잠재워주는 모습이었으며, 행정 처리에 있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할 수 있는 태도였다.

대학의 총학은 과거 운동권이었을 때는 나름대로의 기조를 가지고 학생들을 끌어나갔으며, 복지의 필요가 대두되던 시기에는 이에 맞춰 학생들의 필요를 파악해나갔다. 어떤 시대가 됐든 결국, 모든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이란 학생들의 여론을 이끌어나가며 수렴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대표’의 의미란 선제적이며 능동적 태도를 가지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까.

경북대학교 모든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과 학생들 사이에 생겨버린 간극은 서로가 서로를 더 알고자 할 때 좁혀질 것이다. 학생사회를 향한 학생들의 무관심이 하나의 현상으로서 어쩔 수 없음이 아니라, 학생사회를 이끌어 나갈 방향성이 학생들의 필요를 관통하고 있는가를 고민해봐야 할 때이지 않을까. 학생과 학생회의 간극이 좁혀져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힘차게 들리길 바란다. ‘가람’의 뜻처럼 학생사회의 신뢰를 제고하고자 했던 초기의 그 모습과 같이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길 바란다.

이한솔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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