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가 경영진 퇴진과 언론의 정상화를 위해 9월 4일부터 파업에 나선다. KBS 본부 또한 4일과 7일로 나뉘어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은 사전 상 ‘하던 일을 중지함’, ‘노동 조건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하여, 또는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한꺼번에 작업을 중지하는 일’을 의미한다. 대부분 기업의 노동조합들은 임금인상을 위하여, 또는 열악한 노동환경의 개선을 바라며 파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번 공영방송국들의 파업은 노조의 이익이 아닌 우리나라 언론의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언론사는 하나의 기업으로서 영리를 추구하고, 동시에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자 공공이익을 추구하는 이중적 특성을 지닌 기관이다. 따라서 언론인들은 기업의 직원이면서 시민들의 권리를 위해 봉사하는 시민의 대리인이기도하다. 이 간극 속에서의 균형은 필수적이지만, 권력의 언론 개입으로 인해 공익을 추구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본래의 역할을 잃어버린 언론인들은 언론의 공정성과 기능 회복을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10년 간 정부가 방송을 장악한 후, 현 지상파 방송국들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보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후 KBS 정연주 사장을 부당하게 해임했으며,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투쟁한 KBS의 수많은 기자 및 PD들은 간부들에 의해 이른바 ‘9.17 보복인사’로 타부서로 발령당하거나 해고당하기도 했다. MBC도 2012년 이명박 정권 말기,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170일 간의 장기 파업을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언론을 바로잡고자 했던 언론인들은 보직을 잃고 해임당하기도 했다.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지금, 더 이상 가만 볼 수 없었던 언론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최후의 결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생각한다면 기업, 공공기관의 파업은 시민들에게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는 대중의 자유이다. 우리나라 방송 언론이 이제는 ‘적폐세력의 방송’이 아닌 ‘정부 감시, 권력 견제 및 사실보도’라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한 ‘시민의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한다.

당초 우리의 것이었는데도 돌려주지 않는다면 가서 되찾아오는 수밖에 없다. 자유는 본디 쟁취하는 것이다. 언론인들은 언론의 정상화와 진정한 공영방송의 회복을 위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 이는 단지 언론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가능하다. 언론인들의 투쟁이 외롭고 고단하지 않도록, 언론의 주인인 우리가 함께 투쟁하고 응원해주어야 할 것이다.

정혜린

(사회대 신문방송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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