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달성공원 입구에 위치한 ‘순종황제 동상’ 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를 비롯한 24개 시민단체가 ‘순종 동상 철거를 바라는 대구시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문화공연 행사 및 시민 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순종 동상은 대구광역시 중구청이 지난 5월 ‘순종황제 남순행로 조성사업’ 일환으로 건립한 동상이다. 순종은 1909년 지방의 반일감정을 잠재우려는 목적으로 일제에 의해 경상도 내 주요도시를 순행했다. 이 중 대구에서 걸었던 2km 가량의 거리를 ‘순종 어가길, 남순행로’라 일컫는다.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 이정찬 사무국장은 “현 순종 동상에서는 굴욕적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역사 왜곡 혹은 친일 성격이 강해보인다”며 “중구청이 주장하는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순종황제 남순행로 조성사업은 낙후된 북성로·서성로 일대의 도시재생과 함께 일제강점기 항일정신을 다크투어리즘으로 개발해 역사 교육공간을 조성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중구청이 시민들의 혈세로 잘못된 선양사업·무분별한 도심재생사업을 진행했으며 여러 학자들과 시민들의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 역사적 장소 혹은 재난 현장을 여행하며 교훈을 얻는 개념

▲ 대구 근대로의 여행 사업 중 ‘순종황제 어가길’ 끝에 위치한 순종 동상. 순종이 일제강점기 순행 당시 일본군 군복을 입고 왔던 것과 달리 동상은 대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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