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다니는 대학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단기속성 대학혁신’ 강좌를 들어보세요. 평소 같으면 수업료를 내야 하지만, 오늘은 제 글을 읽을 예정이시니 무료로 안내해 드립니다. 따라오세요! 

대학정책은 쉽게 말해 독고다이로 작품 한 편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가 꾸리고자 하는 대학정책을 만들기 위해선 성가신 요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구성원의 반대, 구성원의 반대, 구성원의 반대 등이 있죠. 저는 정말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절 가만두질 않아요. 이런 고초를 무릅쓰고도 최종 목표, 대학 혁신을 위한 대학 정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철석같이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무한테도 제가 구상하고 있는 것들을 말하면 안 된다는 거죠~. 왜 지난 영화 ‘POINT 2’를 만들 때 있지 않습니까? 학생들의 재미를 위해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합작까지 했잖아요!(본지 1588호 기사‘본교-대구교대와 상호협력 양해각서 체결해’ 참조) 물론 학생들이야 오디션도 안 봤다고 좀 뭐라 하겠지만, 재밌는 작품 하나 나오면 그만이지 않나요? 거 애교스럽게 ‘미리 말했으면 화낼 꺼였잖아! 힝!’하면서 용서를 구하면 그만입니다. 쫄지 마세요. 

그러나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야 하는 작품인데 학생들의 의견이 필요하지 않겠냐구요? 당연히 필요합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작품의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나왔을 때, 그때 이야기하면 됩니다. 오랫동안 연구한 것이니 다들 좋아해 줄 거예요. 그전에는 친한 분들한테만 좀 보여주세요. 그분들의 호응이 좋다면 다른 분들도 좋아하지 않냐고요?

마지막으로 확인사살용 공청회(空聽會)를 여시면 됩니다. 굳이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들으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개중 마음에 드는 의견이 있다면 바꿔도 됩니다. 하지만 우리 이야기는 다~ 만들어져 있는데 바꿀게 크게 있을까 싶습니다. 상주 새내기 유목 다큐 준비하시는 감독님이나, 드라마 ‘교양말고2018’ 준비하는 제작진 분들도 그 방법으로 1년도 안돼서 작품 하나 뚝딱 만드신 걸요. ‘교양말고2018’은 실사 극장판까지 나온다잖아요! 

공청회를 가면 항상 ‘말도 안 되는 스토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상 정해진 게 너무 많아서 바꾸기가 곤란하죠. 참 안타깝습니다. 그게 창작의 고통이죠, 뭐. 이렇게 하면 전국구 작품 만드는 건 일도 아니겠는데요? 그렇다고 짜놓은 대본이나 시나리오를 꼭 작품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작품 주도권은 이제 나한테 있으니까. 그게 중요한 것 아닌가요? 

오늘 강좌는 여기까지입니다. 아, 이건 정말 꿀팁인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입은 꾹! 다물고 계세요. 공청회를 들은 사람들이 조금 성가시게 할 수 있거든요. 그럴 땐 묵묵히 다시 작업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건 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겁니다.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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