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일 새 정부 첫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새 정부 교육정책 출발은 교육부의 지난 과오에 대한 자기 성찰”이라며 대선에서 교육부 해체가 공약까지 된 상황에 반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시도교육청이나 대학을 하부기관으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교육부 직원들에게 당부하며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신장하고 지역의 국립대학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정부 교육부 하에서의 국정교과서 강행과 총장직선제 무력화 등과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교육부장관의 말과는 달리 이를 실현하는 교육정책은 김상곤 장관이 부르짖는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2017년 교육부 업무계획에 따르면 여전히 체질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교육전문가들 사이에 악법으로 평가되는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맞춤형학과라며 기초학문을 죽이는 정책도 들어가 있었다. 기초교양교육을 통해 융합인재를 만들겠다며 전공의 교양화, 계열간 형식적 융합교육을 장려한다. 인문학 진흥의 최종목표는 문화콘텐츠를 잘 파는 것으로 둔갑됐다.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며 펼치는 정책은 대학재정 지원 사업을 통폐합하는 것에 불과하다. 대학의 온라인 학습을 집중 육성하고 사이버대학 규제를 완화해 대학을 평생교육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교육부 관료들과 장관의 언사가 다르고, 내달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까지 출범하게 되면 국립대는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사회적인 압력까지 고민해야 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게 된다. 몇몇 전문가들은 국가교육회의가 교육부를 단순히 집행기관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하는 반면, 교육부 정책의 정당성을 더 실어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도 있다. 더 나아가 교육전문가들과 현장에 있는 대학구성원들까지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시기에 본교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바로 정보의 공유다. 대학정책을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본교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무엇이 강점인지, 그것이 옳은 것인지 구성원간의 깊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한 것이다. 국립대 네트워크나 당면한 정책을 경북대가 선도해갈 때 안에서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데 어찌 다른 이들을 설득해나갈 수 있을까? 구성원들은 대학의 정책이 진행될 때 나는 그런 이야기 못 들어봤다는 말을 한다. 구성원조차 모르는 정책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 하겠다는 걸까? 정보의 불균형,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중장기적인 대학의 운영과 발전에 대한 고민들을 흉금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선행 돼야 다가올 혼란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지난 8월 14일 본교생들과 기획처장 간 국립대 네트워크 관련 간담회가 있었다. 학생들은 왜 본관의 모든 정책은 통보여야 하는가? 라고 물었고 기획처장은 ‘안 물어봐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8월 24일에 열린 교양과정개편안 공청회에서도 교무처장과 기초교육원장은 내부문서를 숨긴 채로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대학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본관부터 바뀌어야 한다. 먼저 각종 회의자료와 결과를 열람 가능하도록 개편하기를 바란다. 또한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열린 토론회를 통해 대학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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