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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론

부동산 투기, 정답은 토지보유세 강화

남성의 독무대로 알려졌던 국토교통부 수장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김현미 장관이 취임하여 화제다. 김 장관은 지난달 23일 취임사 첫 머리에서 부동산 투기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 나흘 전인 6월 19일에는 정부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급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 방안>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경북대신문> 독자의 상당수가 살고 있을 우리 지역의 부동산은 잠잠하지만, 수도권 부동산이 들썩거리면 시차를 두고 전국에 파급된 과거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김현미 장관은 지금의 주택시장 과열은 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작년 5월과 금년 5월을 비교하면, 무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오히려 줄었으며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 구입자의 연령층으로 보더라도 서울의 강남 4구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거래량이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세대는 놀랍게도 바로 29세 이하라는 점도 지적했다. 즉 실수요가 아니라 투기 목적의 가수요가 주범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투기는 일단 흐름을 타면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책 의지를 알리는 첫 신호로 6.19 대책을 내놓은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6.19 대책은 “선별적 맞춤형”이라는 명칭에서도 나타나듯이 일시적인 대응 방안일 뿐이다.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기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더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근본 대책은 토지보유세를 강화하여 부동산에서 불로소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임대가치 - 매입가격에 대한 이자)를 세금으로 거둬서, 매입가격을 저축하여 얻을 수 있는 이자 소득 이상을 취득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면 된다.
그러나 이런 제안에 대한 의문도 있을 것이다. 우선, 요즘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아파트 투기인데 왜 ‘토지’보유세를 강화하자고 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자. 설계와 시공 등 모든 면에서 동일한 아파트 건물을 한 채는 서울의 강남에 짓고 다른 한 채는 경북대 부근에 짓는다고 할 때 두 아파트의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 차이는 건물 가격의 차이인가, 토지 가격의 차이인가? 건물은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고 하였으므로 당연히 토지 가격의 차이다. 또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불로소득의 원천은 건물인가, 토지인가?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 낡고 가치가 떨어지므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토지다. 그렇다면 아파트 투기의 경우에도 문제는 토지다.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전체를 동일하게  취급하면 오히려 건물 공급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부동산을 사고팔아서 남기는 이익을 봉쇄하는 것은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를 핵심으로 삼는 자본주의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오해다. 사유재산제는 노력과 기여의 대가를 노력한 자가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사유재산제에 충실한 세제라면 불로소득부터 우선 징수하고, 그것만으로는 정부 수입이 부족할 경우에 한하여 다른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위주로 하는 현행 세제가 오히려 자본주의에 충실하지 않다.
더구나 여러 형태의 불로소득 중에서 토지 불로소득은 사회적 기여가 전혀 없고 오로지 폐해만 낳는 가장 악성의 불로소득이다. 또 토지보유세는 시장 작용을 저해하지 않는 우수한 세금이며 불완전한 시장을 보완하는 바람직한 세금이라는 사실은 모든 교과서가 인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지는 존재량이 일정하기 때문에 토지 매매시장에서 수요가 늘면 동시에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공급이 줄고 공급이 늘면 동시에 수요가 줄어든다. 즉 공급과 수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투기적 가수요가 발생하는 현실 토지시장에서는 이러한 괴리가 더욱 확대되어 시장에 대한 파괴력으로 작용한다. 1990년 대 이후 일본의 장기 불황과 2008년에 터진 미국 발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범도 부동산 투기임은 잘 알려져 있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이런 비극을 막아야 한다.
김현미 장관은 취임사에서 “국토는 국민의 집입니다. 부동산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세금 폭탄’과 같은 용어를 동원하면서 투기를 두둔해온 세력과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훌륭한 문제의식을 살려 일시적 또는 국지적인 대책이 아니라 원론에 충실한 개혁을 통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김윤상 석좌교수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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