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71주년 개교기념일을 맞아, 지난 2016년 10월에 취임한 제18대 김상동 총장을 5월 22일 총장실에서 만났다. 그가 생각하는 본교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Q. 개교 71주년을 맞은 소감이 어떠한가?

위대한 경북대학교의 개교 71주년을 맞아 감개무량하다. 71년의 역사는 많은 선배, 교직원, 교수, 학생들이 깊은 뜻과 희생, 꿈과 희망으로 이룩한 것이다. 우리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이며 더 나아가 본교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우리나라의 중심에 서도록 학교를 성장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Q. 그 중심에 서기 위해 앞으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본교를 운영할 것인가?

현재 수립해 나가고 있는 본교 4개년 발전계획을 통해 교육·연구, 인프라, 경영의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교육·연구의 내실화는 학생, 교수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 교수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학생이 원하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학생 퍼스트(First)다. 학생 없이는 대학의 존재가 무의미하다.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의 존재 목적을 생각하면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 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본교는 연구의 양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경쟁력을 갖춰왔는데, 앞으로는 연구의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 점 또한 제가 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학은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질적 중심의 연구대학을 이뤄야 다른 대학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학생 취업 문제도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해 중점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하지 않겠나.

Q. 학생 퍼스트라는 말처럼,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가?

해외 대학 사례를 살펴보면서 학생 복지, 소통 부문에서는 우리가 많은 대학을 참고해 발전시켜나야 한다고 느꼈다. 학생은 본교 내에서 존중을 받아야 한다. 학교가 학생을 존중하지 않는데 밖에서 어떻게 존중을 받겠나. 학생이 존중받기 위한 우선적인 방법은 도서관부터 시작해서 식당, 강의실에 이르기까지 전반에 걸쳐 훌륭한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쾌적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걸 봤다. 본교 식당도 그런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바꾸고자 한다. 수준 높은 시설을 갖춤으로써 학생들이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것이다. 이를 위해 교수, 직원들과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다양한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Q. 상주캠퍼스(이하 상주캠)와의 소통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구성원들의 상주캠에 대한 관심과 이해 자체가 낮은 편이고, 대구캠퍼스에 비해 연구·교육환경의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상주캠과의 소통, 특성화 사업은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원래 생태환경대학, 과학기술대학 두 단과대학으로 지원시스템이 분산돼 있었는데 지금 통합지원본부로 한데 묶어서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지원하고자 한다. 또한 본부 보직자와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상주에 가서 필요한 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상주캠 도서관 또한 시설을 개선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생들과의 소통은 대학본부가 소통방식을 강요하기보다는 학생 대표를 통해서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소통방향이 있다면 그에 맞춰갈 것이다. 

상주캠 특성화 사업에 대해서는 상주시, 경상북도 북부 지방 산업에 맞는 특성화 사업을 펼쳐야겠다고 생각한다. 상주에는 축산 산업이 대표적인데, 지역밀착형으로 이 축산과 스마트한 농업기술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위주로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

Q. 상주캠의 시설 및 교육 인프라를 신입생 대상 기숙형 교양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내년에는 신입생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자 한다는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안인가?

상주캠은 기숙사 시설이 잘 마련돼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어려움은 예상된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마련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융합전공제 도입, 다학기제·집중수업·전공선택제 허용 등이 주 내용)이 지난 2일에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활용해 학기별로 대구와 상주를 오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의 문화시설이 더 좋으니 상주캠 학생들도 대구캠으로 몰리는데, 기숙형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면 학생들이 상주로 가도록 하는 유인 요인이 있어야 할 것이다. 승마, 요트, 골프 등 대구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상주에서 배울 수 있게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Q. 올해 LINC+, ACE+, PoINT 사업에서 본교가 연이어 탈락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한 본교 재정 확충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본교 재정지원사업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년 2개월간의 총장부재다. 그 사이 다른 대학들은 사업 선정을 위해 규정 개정을 하고 실적을 쌓았는데 본교는 공백이 컸다. 하지만 본교가 연구비 수주로는 국립대에서 1위며, 현재 대학인문역량강화(CORE)·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대학 특성화(CK)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어 실제 본교 전체로 유입되는 재정 지원은 많은 편이다. 많은 대학 재정지원사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내년 이후에도 새로운 사업으로 재정을 마련할 방안을 수립할 것이다. 지금도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6, 7월 본부 보직자들이 휴가 없이 규정 개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Q. 취임 당시 대학 구성원의 의지가 모이면 어떤 총장 선출 방식도 수용할 것이라 밝혔다. 학장 선출도 자율성 보장을 위해 단과대학에 일임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가 있는가?

본교 교수회에서 그 사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교수회가 전체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면, 그에 대해 본관은 각 단대 학장들의 권한과 책임을 존중하여 어떤 안이라도 수용할 것이다. 

Q.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돼 외부인사의 국립대 총장인사 개입 정황이 보도됐다. 이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해달라.

총장임용후보자 선거가 끝나고 2014년 12월부터 연구년을 지내며 총장직에 관심 없이 연구에만 매진했다. 1순위 임용후보자가 있는데 제가 외부인사들을 로비할 이유가 전혀 없다.

특검에서 “‘국립대 총장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된 기사가 있는데, “대부분 실제로 (인사가)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저는 최순실이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등을 모르고, 그들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 이에 대해 해명을 바라는 구성원도 있는데, 달리 해명할 것이 없다. 2016년 무산된 학생총회에서도, 2017년 제49대 총학생회가 들어설 때도 여러 번 설명했다. 저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 논란이 되니 답답한 심정이다.

Q.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과학 기술 발전에 의존하는 형태다. 이것의 가장 큰 단점은 이기는 사람이 계속 이기는 승자승 원칙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대비해 대학이 어떻게 교육과정을 수립하느냐가 핵심이라 볼 수 있다. 3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는 교육환경, 두 번째는 교육방법론, 마지막은 교과과정이수모형이다.

교육환경 부분은 플립러닝(이론은 온라인에서 수강하고 현장수업 때 심화된 내용을 토론하는 수업방식)처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소규모 강의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방법론은 교수가 일방적으로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 수준에 맞춰 교육하는 것을 뜻하며, 교과과정은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들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 인가’가 제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된다. 그게 잘 돼야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더라도 대학에서 배운 것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을 주도해야 하는 학과가 있고, 콘텐츠를 주도해야 하는 학과가 있다. 프라임 사업의 예를 들면 기술을 주도하는 IT대,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을 주도하는 정치외교학과가 융합되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제 각 단대나 전공의 실정에 맞게 교육을 제공하고 새롭게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본교는 첫 번째로 이용자, 두 번째로 생산자가 돼야 한다. MIT의 ‘PROGRAM I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과정처럼 학과는 없고 프로그램이 존재해, 해당 과목을 들으면 전공 이수를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의 도입 또한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을 우선해서 학생이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교수는 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대학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학생들이 자신을 속이지 말고, 공부할 때 모르는 것은 질문해서 확실하게 알아냈으면 한다. 그리고 전공에 대한 기본적인 실력을 쌓기 위해 수업에 더 진지하게 임했으면 좋겠다. 직원 분들은 행정적 지원이 교육과 연구에 대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해주셨으면 한다. 교수님들은 예년에 비해서 업무가 많아졌지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교육하고, 또한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임하셨으면 좋겠다.

김서현 기자/ksh15@knu.ac.kr

사진: 조현영 기자/jhy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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