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사- 우리말 지킴이 손서윤(인문대 국어국문 11) 씨, 홍건의(인문대 국어국문 14) 씨

단순히 ‘예쁜 말을 사용합시다’라고 말하기보다 은어, 비속어, 줄임말이더라도 ‘적절하게 사용합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사투리로 된 가사를 쓰기도 하고, 마라톤을 뛰며 우리말을 홍보하기도 한다. 대학 안에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대학 밖으로 나가 같은 청년들을 만나며 더 폭넓게 우리말을 알리고자 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혼자보다는 청년의 연대를 통해 우리말을 지키고자 활동하는 본교 한국어문화원 소속 동아리 ‘우리말 지킴이’의 손서윤(인문대 국어국문 11) 씨(이하 손), 홍건의(인문대 국어국문 14) 씨(이하 홍)를 만나봤다●

Q. 우리말 지킴이는 어떤 곳인가요?

손: ‘우리말 지킴이’는 한국어문화원 소속 동아리로, 작년 말부터 대구광역시 청년센터 커뮤니티활성화지원사업 ‘다모디라’의 1기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본교와 영남대의 대학생 14명이서 음악이나 운동 같이 팀원 개개인이 하고 싶은 일을 우리말 홍보 활동과 자유롭게 접목해 활동하고 있어요. 세종나신 날, 한글날 같은 큰 행사 때는 팀원 모두가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그외 꼭 우리말 관련이 아니더라도 팀원들 스스로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함께 진행하기도 합니다.

Q. 하고 싶은 일과 우리말 홍보를 함께 한다고요?

홍: 한 팀원은 철인 3종 경기도 뛰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마라톤하면서 우리말 홍보활동도 같이 했어요. 저 같은 경우 음악에 관심이 많고 직접 음악을 하고 있어서 작년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동성로의 소극장을 빌려서 한국어문화원의 후원으로 작은 음악 공연을 열었어요.

한국어문화원에서 주관하고 국립국어원에서 주최했던 ‘사투리 가사 공모전’이라는 행사에도 참가했었는데, 자작곡 부문으로 사투리를 써서 만든 노래로 2위를 하기도 했어요. 제가 대구 사람이 아니고 충청도 사람이라 ‘뭐여’라는 말이 가사에 16번 정도 들어가요(웃음).

손: 팀원 중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말과 관련한 멘토링을 하는 친구도 있어요. 청소년 언어 문화개선이나 한글날 특집 도전 골든벨에 나가기 위해 사전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Q. 어떤 활동들을 주로 하나요? 그리고 어떤 활동이 가장 인상 깊었나요?

손: 우리말 지킴이를 하면서 ‘우리말 가꿈이’라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본교 한국어문화원이 주관하는 사업이 ‘우리말 가꿈이’예요. 각 지역마다 우리말 가꿈이를 뽑아서 공공언어 개선, 청소년 언어순화, 한글문화 전파 등의 활동을 하는데, 우리말 지킴이 동아리로 활동하다 관심이 생겨서 신청하게 됐어요.

가꿈이 활동은 지킴이 활동과 비슷하지만 체계적인 우리말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거죠. 달마다 우리말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어떤 달에는 사투리, 어떤 달에는 세대 간의 언어차이 등의 주제로 캠페인과 부스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우리말 지킴이들이 우리말 가꿈이, 유네스코 대구협회, 대구청년센터 활동을 함께 하면서 청년 네트워킹에 참여하고 우리말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홍: 인상 깊었던 활동은 본교 북문에서 했던 거리 홍보활동이에요. 팀원 중에 낯을 많이 가리는 친구가 몇 명 있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들한테 홍보문구가 적힌 포스트잇, 볼펜을 나눠주고 SNS에 올리는 등 두 시간 동안 활동을 했어요.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도전)이 된 거죠.

Q. 대구지역의 언어문화를 개선하는 것을 우선 취지로 삼는다고 들었어요. 대구의 언어문화 중 좋아하는 부분이 있나요?

손: 제가 이상하게 평소에는 사투리를 잘 안 쓰면서 꼭 고향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면 저절로 사투리가 나오는데 그 사투리 자체가 참 정감 있게 느껴져요. 툭툭 던지듯이 뱉는 사투리들이 있잖아요. 맞나? 그랬나? 그런 무심한 듯한 말에도 신경 써주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홍: 2012년도에 대구로 처음 왔는데, 택시기사 분이 ‘마카 어디갈까?’ 같이 사투리를 쓰셔서 못 알아들어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낯설고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경상도 사람들의 사투리에 무심하지만 속 깊은 뉘앙스가 묻어나서 좋아해요.

Q. 지속적으로 무수한 신조어와 유행어가 탄생하고 있는데, 우리말을 훼손하거나 세대 간에 격차를 심화시키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말 지킴이 입장에서 이런 언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손: 나쁘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을 보면 격한 언어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는데, 저희도 어렸을 때 저희만의 소속감을 위해 어른들과는 다른 표현을 하기도 했잖아요? 은어나 줄임말을 무조건적으로 세대 간의 벽을 만드는 것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세대 간에 서로의 언어를 알아가려고 노력하면 그러한 말들이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홍: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문화도, 말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거나 해악을 끼치는 말은 자제해야 하고요. 어떻게 하면 은어, 비속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를 마련해서 교육하면 우리말 문화가 더 개선되지 않을까요?

Q. 우리말 지킴이가 소속돼 있는 본교 한국어문화원은 어떤 곳인가요?

손: 원래 한국어문화원은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하는 강사를 양성하는 일을 주로 하는 곳이지만 언어 개선, 올바른 언어 사용 홍보 등 다양한 활동들도 만들어가고 있어요. 

또 공공언어를 사용한 글쓰기, 일상 글쓰기 등 원하는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경북대학교 한국어문화원이나 국립국어원 사이트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아 도움을 받아보셨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손: 팀원들이 각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사실 대구가 청년 활동의 불모지였다고 생각하거든요. 대구청년센터의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과 행사에 많이 참여하면서 우리말을 더 홍보하고 사람들을 모으고 싶어요. 또 다른 청년단체와 교류하면서 단순히 우리말과 관련된 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청년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동아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김서현 기자/ksh15@knu.ac.kr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