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드디어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됐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유권자들이 가까운 투표소로 향했다. 본교 북문 근처에 위치한 한 주민센터에서는 지팡이를 짚고 느긋하게 걸어오는 이부터 무슨 일이 있는지 투표소를 나오자마자 후다닥 뛰어가던 이, 연인의 손을 잡고 오붓하게 입장하는 이들까지….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다르지만 투표용지는 모두에게 똑같이 한 장씩 주어졌다. 손에 든 종이는 가벼워도 내려찍는 마음은 무거웠다. 새로운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기에.

본지는 막 투표를 마치고 투표소를 나오는 시민들을 만나 투표한 소감과 차기 대통령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제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유권자들이 한마음으로 외치는 말이 있었다. ‘투표했습니다!’ 그리고 ‘지켜보겠습니다!’●

특별 취재팀/knun@knu.ac.kr

▲손등에 투표 인증을 남긴 민혜 씨(22)에게서는 첫 대선 투표에 대한 설렘이 느껴졌다. 민 씨는 후보들의 공약 중 일자리와 육아에 대한 부분을 가장 집중해서 봤다고 한다. 민 씨는 “일하는 시간만큼 대가는 주어지지 않고 노동만 하도록 만드는 현실을 해결해줬으면 한다”며 “어려운 사람들도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정부에게 “계속 지켜볼 예정이니 잘해주세요!”라고 전하며 다부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수줍은 미소로 인터뷰에 응한 김미선 씨(25)는 이번 투표를 위해 각 후보들의 일자리, 복지 공약을 가장 중점적으로 봤다고 한다. 김 씨는 두 번째 대선 투표소감에 대해 “원래 예정됐던 투표기간이 아닌 조기대선을 치르게 돼 기분이 묘하다”며 “한 사람의 표가 큰 힘이 되진 않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투표에 참여해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윤은섭 씨는 본교 전자공학부 08학번으로, 지금은 졸업한 사회인이다. 20대 후반인 윤 씨에게 이번 대선은 두 번째 대선이다. 윤 씨는 “이번 대선은 다른 때보다 좀 더 뜻깊은 선거인 것 같다”며 “지난 대선 후 여러 국가적 사건들을 겪고 나니 내 한 표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투표를 제대로 해서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대선에 투표하기 위해 많은 고민도 했고 대선 후보들의 토론 프로그램도 챙겨봤다”고 말했다.

▲일흔세 살의 이순자 씨와 일흔일곱 살의 임종호 씨는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퇴직 후 예술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부부다. 교사로 근무했던 경험 탓인지 부부는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젊은이들이 살아야지, 우리는 다 된 세대 아닙니까” 하며 웃던 이 씨는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묻자 “젊은이들이 좀 더 열심히 나아갈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안보 문제, 경제 살리기 문제 등 여러 사안을 다루기 위해서 여야 정치인들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선될 후보에게 항상 국민을 먼저 생각하라는 얘기를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수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임지열 씨(50)는 “전 대통령이 탄핵됐으니 새 대통령이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며 어수선한 심경을 전했다. 또한 임 씨는 “젊은 사람도 잘되고 우리 같은 자영업자도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새 대통령이 경제 쪽을 많이 신경써줘야 될 것 같다”며 “경제를 살리는 든든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투표소로 들어선 이수영 씨(38)는 이번 투표를 위해 교육 분야에 대한 공약을 가장 많이 봤다고 한다. 현 교육에 대해 이 씨는 “틀에 갇혀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낀다”며 “교육 분야 공약이 현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지난 탄핵부터 이번 대선까지 지켜본 소감을 묻자 이 씨는 “탄핵을 보며 착잡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너무 어릴 때부터 이런 현실을 알게 된 점이 좋지만은 않다”며 “이번 대선을 통해 전과는 다른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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