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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고 싶은 수업

꿩먹고 알먹고

인간과 언어 - 김정일 교수

지금은 소통의 시대이면서 불통의 시대다. 1분, 1초 간격으로 수많은 콘텐츠들이 온라인으로 공유되는 시대지만, 정작 마음으로부터의 공감은 부족한 시대다. 분명 소통하고 있는데 소통하고 있지 않은 이 느낌은 뭘까? 궁금하다면 ‘인간과 언어’를 들어보자. 언어에 호기심은 가지고 있지만 ‘언어학’이라는 무거운 전공수업이 부담스럽다면, 같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소통의 장벽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 있다면 이 수업을 추천한다.

기다려지는 수업
언어에 관심은 많았지만, 막상 ‘언어학’이라고 하면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나에게 교양 수업으로 개설된 ‘인간과 언어’를 보는 순간 이거다! 라고 생각했다. 사실 4학년이라 수업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지만, 어쨌거나 이 수업은 얼른 가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싶었다. 
수업을 듣기까지 고난도 있었다. 한 시간 전부터 대기하며 마음 졸였지만 수강전쟁에서 패배했다. 자포자기하고 다른 수업을 알아보던 중 그래도 혹시나 하고 증원신청 메일을 보냈고, 교수님께서는 이미 이백여 건의 증원신청 메일을 받았기에 자리가 없으며, 4학년 2학기 학생만 한정적으로 증원신청을 받아주신다는 답변을 주셨다. 내가 마지막 학기를 앞둔 학생이라는 사실이 기뻤던 적은 처음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우여곡절 끝에 인간과 언어를 수강하게 되었다. 

인생 영화를 찾다
수업은 교재와 프린트 자료, 동영상 및 영화와 함께 진행된다. 학기 초에 ‘Rain Man’이라는 탐 크루즈 주연의 영화를 감상한다. 20~30분 정도로 끊어서 수업 시간마다 감상한 후에, 교수님께서 언어와 관련된 설명을 해주신다. 교수님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저 단편적이고, 스쳐지나갈 수 있는 많은 장면들이 설명을 듣고 나면 언어학적으로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소통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깊게 느끼게 된다. 교수님의 가르침과 함께 감상한 영화 레인맨은 내 인생 최고의 명작으로 선정되었다.

학문적인 접근도 어렵지 않은 이유
낯선 개념들을 맞닥뜨리면 거부감이 들기 쉽다. 중간고사 전에는 로만 야콥슨의 소통모델에 대해 배우고, 중간고사 후에는 소쉬르와 퍼스의 기호학에 대해 배운다. 처음 프린트를 보면 언제 다 외우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가지고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고, 배운 개념들을 가지고 일상에 적용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업 내용 중에 가장 신기했던 개념이 ‘공명도’라는 개념이다. 공명도(sonority)는 쉽게 말해 말할 때 울리는 정도(진동)인데, 알파벳마다 공명도가 다르다. 예컨대 ‘사랑’을 의미하는 단어는 전 세계의 언어들이 공통적으로 l과 r, 또는 모음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이 소리들은 공명도가 높은 소리인데, 공명도가 높은 소리일수록 부드럽고 정서적 공감이나 유대감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사랑을 노래하는 팝송을 들어보면 이러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듣는 사람은 정서적인 공감을 얻게 된다고 한다. 

자기소개는 이렇게
교수님께서는 수업시간을 할애해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며, 어떤 내용이 중심이 되어야하는지에 대해 가르쳐주셨고 아주 좋은 사례도 보여주셨다. 어떻게 보면, 수업에서 배운 언어나 소통에 대한 내용들이 자기소개와 다 연결되는 것 같다. 4학년뿐 아니라 저학년 학우들도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것은 최고의 기회다. 

소통, 소통!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소통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언어와 소통을 가르치시기 때문일까, 진정으로 소통하신다. 시험 전에 질문할 내용은 메일로 받으시고, 수업시간에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 중간고사 시험이 끝나고 나서 본인의 점수가 궁금하다면 메일을 통해 점수와 석차를 알려주신다. 그리고 꼭! 답장을 해주신다. 언젠가 수업시간에 그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들 교수님께 길게 증원신청 메일 보냈는데, 한 줄로 안 된다는 답장 받았을 때 상처받잖아요.” 수업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던 것도 어쩌면 교수님께서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배려하고 소통하려고 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느꼈다. 

서연정
(사회대 신문방송 12)

(위 글은 교수학습센터 주최 제9회 ‘다시 듣고 싶은 수업’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의 편집본입니다.)
교수학습센터는 공모전 10주년을 맞아 ‘다시 듣고 싶은 수업 에세이 공모전 10주년 기념 특별판’을 발간했다.
특별판은 학과 및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하며 교수학습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파일로도 열람 가능하다. ctl.knu.ac.kr / 053-950-7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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