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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청춘의 힘으로 시대를 일깨우다

기만사 - 본교 학생운동사 ‘청춘, 시대를 일깨우다’ 공동집필진 석원호 비정규교수(인문대 철학 78)

학생운동. 지금의 대학생들에게는 낯선, 그러나 강한 신념과 의지로 이뤄낸 투쟁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단어가 아닐까 한다. 선배의 이름조차 발각될까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그 시절 본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본교 학생운동사를 담아낸 ‘청춘, 시대를 일깨우다’의 공동집필자이자, 당시 학생운동을 이어갔던 석원호(인문대 철학) 비정규교수와 함께 되돌아봤다●



Q.본교 학생운동사 편찬 배경에는 어떤 사건들이 있었나요?
저 역시 1980년 전반기 ‘복현독서회’ 이념써클(당시 학생운동은 주로 이념써클을 통해 지도되고 이어졌다)에 가입해 활동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앞선 학생운동에 대해 선배들부터 많은 얘기를 들어왔습니다. 특히 본교의 학생운동은 서울대학교에 버금갈 만큼 활발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에 들어서는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 정권반대운동을 전개했기 때문에 타 지역보다 탄압이 심한 수준이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여정남, 이재문 선배가 사형당하는 등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당시 여정남 선배와 함께 운동했던 65~71학번 선배들이 여정남 선배에 대한 마음의 빚을 여전히 떠안고 있기도 합니다.
이후 여정남 기념사업회가 설립돼, 2012년 사회과학대학 앞 여정남 기념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여정남 기념공원 청동부조를 보면 학생운동의 전체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본교에서 있었던 학생운동의 다양한 면모를 정리하고 편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2013년 여정남 기념사업회 산하에서 본교 학생운동사 집필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본교는 어떤 상황이었나요?
이념써클 선배를 만나도 조사과정에서 조사 요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유, 즉 결혼식처럼 정말 사적인 이유를 가지고 만나야 됐습니다. 학생운동과 관련된 일로 만난 것이 밝혀지면 어떻게 해서든 이념 사건과 엮여져 탄압이 이뤄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조사 중 고문 등의 영향으로 신원이 알려질 걸 우려해 사건과 관련된 선배들 이름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교내에 사법경찰, 국정원 출신 정보원들도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였고 이들이 돈을 주고 정보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위에 나를 감시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둬야 했습니다.
1980년대부터는 언론운동, 교사운동 등 여러 영역에서 운동이 생겨났습니다.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이런 운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배와 후배들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로 학원 강의를 많이 하면서 운동 쪽으로도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사건이 터지면 구속되기도 하는 상황이었죠.

Q.집필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2006년에 경북지역 운동사 정리를 위해 자료 수집 정리를 책임지고 했었습니다. 그때의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됐지만 운동사이기 때문에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학생운동에 관한 자료는 보안안전 문제로 인해 거의 없었고, 주로 당시 활동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 관계를 밝혀나가야 했습니다. 때문에 1부 1장 해방과 통일국가 수립 운동 등의 경우는 개괄적인 서술로 이뤄지기도 했죠.

Q. ‘청춘, 시대를 깨우다’가 기존의 운동사들을 다룬 책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책 3부 유신 체제와 민주화 운동을 보면 ‘11장 낭만과 결사의 대학 문화’ 부분이 있습니다. 기존 운동사 책들이 사건 중심으로 다소 경직된 느낌을 줬다면, 본교 학생운동사를 다룸에 있어 이념써클 선후배 간의 관계, 엠티 등 대학 속 다양한 모습까지 담아 ‘청춘, 시대를 깨우다’의 의미를 더했다고 봅니다.

Q.‘청춘, 시대를 깨우다’를 읽고 독자들이 학생운동을 어떻게 바라봤으면 하시나요?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세대의 문제는 다른 누군가가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지금 학생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어려움이 앉아있기만 해서 해결되지 않기에, 전력을 다해 자기 세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집단적 운동을 펼쳐나갔으면 합니다.
운동의 방식이 시대에 따라 바뀐 만큼 SNS 등의 정보 혁명에 따라 다양한 방식들이 있습니다. 예전 지도부 중심으로 움직이던 운동과는 달리 수평적 소통을 통해 촛불집회와 같이 폭넓은 참여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학생운동이 이어지고 있음을 이해하며, 투쟁은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현 세대에게 ‘청춘, 시대를 깨우다’가 그 길을 밝혀줄 책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한솔 기자/lhs15@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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