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글터 작가모집 사업 - 시 부문

가로등(2012)

눈이 부셔 고개 돌리면여태 숨어 있던 네가 탁 켜져 있다

분명 하늘에 있는 것을차디찬 기둥 위에 어쩌다 내려왔느냐어쩌다 붙잡힌 것일까

내 서 있는 곳이내 바라는 곳과 같아질 즈음이면네가 똑 떨어질 것만 같다

밤이 무르익으면달이 똑 똑 떨어진다.

담배(2013)

왜 아빠만 보였을까

가냘픈 육신에 굳은살만 묵직한 아저씨도당신의 울퉁불퉁한 사상들 곁에서다 말라버린 종이죽 같은 할머니도안에서부터 스러져가는 학생도

위태롭게 붙들고서저들의 목숨 대신에 부여잡고서한숨처럼 피리를 분다, 차라리아버지의 가락은 행복에 겨운 것 이었다

나무가 악을 쓰며 울어준다가련한 매미가 고맙게도 그리해 준다한참을 더 울어 다오.

이지연(사회대 사회 16)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