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경북대의 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교내 외에서 자주 들린다. 교육부의 총장 임명 거부로 빚어진 총장 부재 사태가 2년 2개월 동안이나 계속되었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6년 10월에 김상동 총장이 임명되어 2017년 2월 졸업생들은 총장 명의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대구 경북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만들어진 박근혜 정권이 이 지역의 중심 대학까지 크게 흔들어 놓았으니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우리 경북대는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본교 구성원은 각자가 맡은 일상의 본분을 흔들림 없이 실천해 왔다. 한때 권력을 가졌던 저들은 스스로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고 밀려나 있지만 우리는 해야할 일이 있다. 이제 우리 스스로 경북대를 일신시키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위기를 떨치고 다시 일어나는 경북대인의 황소 기상을 발휘해야 한다. 경북대인이 한 마음으로 뭉쳐 견실한 학풍을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을 지역 주민은 물론 온 나라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한 지역에 좋은 대학이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시민들은 경북대의 도약을 고대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딛고, 어떻게 도약해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글쓴이는 경북대인의 생각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물 건립을 제안한다. 바로 첨성대의 이미지를 구현한 탑이다. 첨성대의 기본 형태를 살리면서 인류의 미래 비전을 담은 21세기의 새로운 건축 조형물을 세우자는 것이다. 우리가 첨성대가 지향하는 기본 개념을 만들고, 이것을 형상화하는 일은 한국의 최고 건축가에게 위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첨성대 조형물을 세우면 이것은 경북대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될 것이다. 중국 북경대 캠퍼스의 수탑(水塔)이 전통과 역사를 담은, 아름다운 조형물로 북경대의 상징물이 된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첨성대 조형물을 세울 자리는 본관 뒤쪽의 물탱크 자리가 적절하다. 1952년 개교 당시 60미터 고지라 불린 이 자리에 고병간 초대 총장과 백낙준 문교부 장관이 올라 사방의 빈 들판과 구릉지를 휘둘러보며 캠퍼스 영역을 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 수십 미터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이 물탱크가 경북대의 상징물인지 묻는 방문객도 있다. 이 물탱크의 기능을 새로 세울 첨성대 내부에 넣고, 첨성대 상단부를 개방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첨성대는 경북대의 교가와 로고에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문화와 과학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첨성대에서 경북대의 미래 비전을 찾을 수 있다. 본교 누리집을 통해 ‘첨성대 희망 쌓기 릴레이’ 사업이 수년 동안 전개되고 있다. 본교 교수학습센터에서는 ‘첨성인’을 내세운 학습법 공모전을 펼쳐 왔다. 이미 우리는 ‘첨성인’을 자처해 오며 첨성대에 경북대의 비전을 담아 온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더욱 진작시키고, 경북대의 지향점을 명료하게 드러내기 위해 경북대의 상징물로서 새로운 이미지의 첨성대를 세우자. 이 일은 ‘첨성대 희망 쌓기 릴레이’ 사업을 더 힘차게 전개시키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첨성대 희망 쌓기 릴레이 사업으로 조성한 기금을 첨성대 조형물의 건립과 첨성대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쓴다면, 뜻 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재설계하여 <첨성대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 <첨성대형 인재>는 경북대가 양성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상징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첨성대는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여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음을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시민들에게 약속하는 상징물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첨성대에는 과거의 역사적 전통과 과학 정신은 물론 인류의 미래 비전을 담아야 한다. 새로운 첨성대는 경북대가 세계와 미래로 나아가는 인재 양성의 산실임을 웅변하는 상징물이 되어야 한다.다가올 5월 9일은 격랑에 휘말려 허우적거리는 대한민국 호의 새 선장을 뽑는 날이다. 경북대도 총장 부재 사태를 이미 벗어났다. 학교 안팎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경북대가 새롭게 떨쳐 일어나 미래 인재 양성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위기의 국면을 넘어가는 이러한 전환기에 경북대인이 모두 함께 뭉쳐 우리의 미래를 상징하는 첨성대 조형물을 만들어 보자. 경북대의 비전을 담은, 새로운 첨성대의 건립은 우리의 노력을 한데 끌어 모아 담아내는 용광로가 될 수 있다. 이제 경북대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을 다시 한 번 다짐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백두현 교수(인문대 국어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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