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개강을 하기도 전일 적에,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스마트 폰을 바라보며 일청담을 비롯한 교내를 거니는 광경이 벌어졌다. 산책을 나온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열심히 찾아다니는 것 같기도 한 이 사람들은 바로 ‘포켓몬 고(Pokemon GO)’를 플레이하고 있는 포켓몬 트레이너들이었다! 작년 7월 6일에 처음 나온 ‘포켓몬 고’는 한국에서는 국가 보안법상 문제로 출시를 미루고 있다가 올해 1월 24일에 정식 출시가 되었다. 때맞춰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아이템을 충전해주는 ‘포켓스탑’이 밀집해있고 포켓몬이 자주 출몰하는 일명 ‘포세권’을 찾아 교내를 걸어 다니면서 이런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그렇다면 ‘포켓몬 고’는 어떻게 한국 출시와 동시에 이런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닌텐도’ 사가 앞서 내놓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흥행으로 인해 ‘포켓몬’ 브랜드의 인지도가 국내에서 상당했기 때문이다. ‘포켓몬 고’ 이전에도 여러 증강현실 게임들이 이미 있었고, 이후 ‘○○○ GO’라는 이름으로 ‘포켓몬 고’를 모방한 게임들도 등장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포켓몬 고’ 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한 것만 봐도 ‘포켓몬’ 브랜드의 인기를 알 수 있다. 또한 국내 출시가 미루어진 것과 언론의 보도도 많은 사람들이 때맞춰 한 번에 공원으로 몰려나오는 광경을 연출하는 데 기여를 하였다. 해외에서 출시된 ‘포켓몬 고’에 대한 소식들, 사건 사고가 한국 출시 이전에 언론을 통해 집중 조명되면서 ‘포켓몬 고’는 한국 상륙 전부터 이미 터를 다 닦아놓은 셈이다. 그리고 증강현실을 이용한 ‘포켓몬 고’만의 차별화된 플레이 방식이 인기를 끈 이유이기도 하다. 보통 스마트폰 게임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만 움직이는 정적인 모습이 떠오르지만, 포켓몬 고는 사람을 집 밖으로 나와 산책하게 만드는 게임이라는 점이 참신하고 독특하다. 알을 부화시키거나 특수한 진화를 하려면 수 킬로미터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 점, ‘포켓스탑’이나 ‘체육관’에 찾아가려면 직접 그 지역까지 찾아가야 한다는 점, 포켓몬을 잡으러 걸어 다녀야 한다는 점 등은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을 알맞게 반영시킨 게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포켓몬 고’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아서, 미완성 상태로 일단 출시를 한 후에 콘텐츠를 추가해 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포켓몬 고를 잠깐 즐기다 ‘뭐, 그냥 이게 다네.’라는 생각으로 초반부에 게임을 그만두게 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포켓몬 고’의 주된 콘텐츠는 포켓몬을 수집하는 것인데, 전작에 존재했던 유저 간 포켓몬 교환 시스템, 1대1 배틀 시스템, 스토리 진행 및 퀘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아직 구현이 되어있지 않아 전작의 시스템을 기대하고 ‘포켓몬 고’를 플레이해본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다. 이런 콘텐츠의 부재와 더불어, ‘체육관’은 포켓몬의 ‘CP’라는 능력치로 승부를 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높은 ‘CP’의 포켓몬을 보유하지 못한 초보 유저에게는 즐길 거리가 오로지 포켓몬을 모으는 것뿐이라는 점이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또한 일부 유저들이 GPS 시스템을 임의로 조작하는 등 부당하게 이익을 보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아직은 몇 가지 문제점도 안고 있는 게임이지만, 올해 내로 전작에 존재했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구현하며 점점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는 3D 영화의 혁신을 이룬 ‘아바타’처럼 증강현실 게임의 선두에 선 ‘포켓몬 고’가 가능성을 많이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기범(공대 기계공학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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