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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17년 4.3을 맞는 우리의 자세

3월 10일 탄핵선고와 함께 새롭게 맞이한 캠퍼스에는 개나리가 만발하고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3월의 마지막 날에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으로 우리가 들었던 촛불 대장정의 서막을 올렸다. 피의 희생 없이 축제처럼 이뤄낸 촛불은 대한민국의 주인이 바로 성숙한 시민이었음을 보여줬다. 또한 이 시점에 우리는 매서운 겨울을 이겨냈다는 자부심과 진실과 상식이 통하는 새로운 공동체 건설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돼 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정의로운 세계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하고, 인간과 역사에 대한 통찰보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생각과 맹목적 신념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법 위에 군림하다가 추락한 전직 대통령을 보면서 마음 한켠으로는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인간의 기본적 가치를 무시하는 잘못된 생각과 맹목적인 신념은 언제든지 우리사회를 후퇴시키는 무서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4월 3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제주 4·3사건이 일어난 지 69년이 되는 날이다. 4·3사건은 현재의 우리 사회를 성찰할 기회를 주는 좋은 예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의미하는 1948년 5·10 총선거에 반대하는 제주시민들의 항쟁과 그에 대한 미군정기 때의 군경 및 극우 반공단체들의 유혈 진압과정 속에서 2만 5천여 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사건을 가리킨다. 6·25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그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시민들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이다. 그 후에 무고한 시민 희생자들 뒤에 따라온 낙인은 억울한 수식어인 빨갱이였던 것이다. 부모와 형제를 잃은 사람들은 생존에 몸부림 쳤지만 50여 년간 연좌제에 묶여서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처참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이처럼 4·3사건은 정치적인 갈등을 극우적인 반공주의에 의지해서 벌어졌던 야만적인 시민 학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2017년 이제 우리사회는 촛불정국에서 확인했듯이, 시대현실과 인간상식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인 잘못된 생각과 신념을 추종해 색깔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수 없는 사회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 각 계층, 특히 정치권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색깔론으로서 시민을 속이는 형태가 여전히 잔존해 있다. 이는 몇 사람의 부패 혹은 권력의 사유화 문제보다도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에 따라 그들이 69년 전의 제주 4·3처럼 폭력과 억압을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게 됐지만, 그 색깔론 주장의 원형은 4·3사건 때의 그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력에 대해 단순한 반대를 넘어 의도적으로 시민들을 편을 갈라 자신의 지키려는 점을 날카롭게 비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주의 깊게 돌아보고, 다양한 사회현상들에 대해 열린 시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관점이 생길 때 비로소 민주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2017년의 4월은 하늘의 별이 되어 살아남은 자들에게 삶의 방향을 지시하는 세월호 아이들의 희생과 수많은 부당한 억압에 맞서 싸워 이겨낸 자들이 만든 소중한 시기다. 인간다운 존엄이 보장되고 건강한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새로운 격변기에서 경북대인들이 다시 새로운 역사의 중심에 당당히 서 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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