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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로비’에서 떠나는 세계음악여행

기자가 만난 사람 - 클래식의 편견을 깨는 피아니스트 김효준(예술대 음악 03) 동문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할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레슨실 근처의 카페에서 만난 김효준 씨는 따스한 미소를 보였다. 김 씨는 본교 예술대 음악학과 03학번 동문이자, 독일 유학을 마치고 대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로비음악회:피아니스트 김효준과 함께하는 클래식 세계여행’을 공연하는 김 씨, 그는 왜 ‘로비’에서의 세계여행을 준비한 걸까? ●
 
Q. 피아노를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머니께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셔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중학교 때에는 계명대학교에 피아노 영재과정이 있어서 그곳 교수님께 배우다가, 경북예고 콩쿨에 나가서 대상을 탔다. 콩쿨 대상을 타면 장학금을 받고 경북예고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전공하게 됐다. 지금까지 27년째 피아노를 치고 있다.


Q.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공연 문화라고 하면 수도권에 인프라가 집중돼 있을 것 같은데.
저는 대구 사람이고,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대학까지 대구에서 나왔다. 그러니 당연히 대구에 있는 거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대구의 클래식 인프라는 굉장히 잘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 서울 다음으로 클래식이 활성화된 곳이 바로 대구다. 그만큼 대구에 좋은 공연장도 많고 괜찮은 기획공연도 많다.
7년 전에는 공연장에 연주하는 사람들의 가족이나 지인들만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많이 바뀌었더라. 연주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도 공연 프로그램이 괜찮다 싶으면 만 원이든 2만 원이든 예매를 한다. 옛날에는 그게 뜬구름 잡는 소리였는데, 지금은 그런 관객이 꽤 된다. 클래식은 다른 공연에 비해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잘 안 팔렸다. 그런데 참신한 기획 공연도 많아지고, 대구시에서 유명한 연주자들도 많이 섭외해서 활성화가 된 것 같다. 대구에도 1,000여 석이 넘는 공연장이 많이 있고, 또 그곳에서 좋은 공연이 일주일 내내 쉼 없이 돌아간다. 이런 지역이 서울 외에는 잘 없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피아노의 매력은 무엇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지?
피아노의 매력은 많은 음을 짚을 수 있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여러 악기가 합쳐져서 화음을 만드는데, 피아노는 혼자서 열 손가락만으로 화성, 풍성한 소리를 만들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로비음악회’에서도 연주할 예정인데, 5월 17일에 진행될 공연의 테마가 독일이다. 독일 곡 중에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이란 곡을 제일 좋아한다. 유학 시절 그 곡을 가지고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콩쿨을 나갔고, 독일에서는 렉쳐 콘서트도 해서 제가 제일 아끼는 곡이다. 그 곡의 첫 소절을 듣기만 해도 유학시절이 생각나서 아련해진다.


Q. ‘로비음악회’는 어떤 공연인가?
클래식을 마냥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틀을 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시도한 것이 로비음악회다. 말 그대로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의 로비에서 한다. 벽이 전부 통유리로 돼 있어서 뒤로 차가 막 지나가는 게 보인다. 오후 2시에 하는데, 커튼을 다 걷으니까 햇살이 통유리로 비치면서 거리 풍경이 보이고…. 이러면 공연장에서 꽉 막힌 무대만 보던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 더 편할 것 같았다. 지난달에 진행한 로비음악회 1회 ‘이탈리아 여행’ 때에는 어떤 분이 커피를 마시면서 관람하기도 하셨다. 공연장에서 진행하는 공연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Q. 독일 클래식계와 국내 클래식계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독일이 클래식 종주국이다”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그래서 독일 사람은 다 클래식을 즐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공연을 하면 중장년층 관객이 많고 젊은 층 관객은 잘 없다. 한국에는 조성진 씨, 손열음 씨, 용재오닐 씨 같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세대교체가 잘 이뤄졌는데, 그게 한국 클래식계의 긍정적인 면이라고 본다. 물론 한국보다 독일에 연주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고 클래식이 더 생활화 돼있는 것은 맞다. 독일엔 시골에도 공연장이 잘 돼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Q. 마지막으로 본교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독일은 한 학교에 입시 기회가 딱 두 번이고 그 이상은 못볼 정도로 입시가 어려운 나라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온 지원자들 중에 8~90%가 한국 학생들이다. 그 중에서도 경북대 졸업생이 거기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경북대 음악학과도 커리큘럼이 좋고, 또 경쟁력이 있다. 대구 음악계 여기저기에도 본교 동문들이 많고, 독일에도 경북대 출신 음악가 중 오케스트라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분이 많이 계신다. 그러니 힘을 얻어서 열심히 공부하시면 좋겠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경쟁을 넘어서 기쁨을 주고, 또 자기 자신이 그 기쁨을 느끼는 예술이다. 후배들이 모두 즐겁게 음악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조현영 기자/jhy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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