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고들 하지요. 그래서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면 그 나라의 음식이 좋았는지, 호텔이 어땠는지, 첫인상이 좋았는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무엇을 배워왔는지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하지만 짧은 여행 동안 많은 것을 배워오는 건 참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다름’을 발견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이는 여행객들에게 재미있는 충격이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서는 음식점에 계산대가 따로 있는 반면, 유럽 국가들에서는 식사한 테이블에서 계산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보통 무료로 개방되는 한국의 공공화장실과 달리 외국의 공공화장실은 대부분이 유료입니다(심지어 베니스의 화장실 사용료는 1회에 2,000원이 넘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매우 좁게 설계된 도로와 높지 않은 경제 수준 등의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놀랄 만큼 많은 오토바이를 볼 수 있으며, 인도에서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차가 있다고 알려 주기 위해 쉬지 않고 클락션을 울려대는 수많은 차들을 볼 수 있죠. 인도인들에게 클락션을 빵빵 울리는 것은 운전의 일부분인 셈입니다. 또 인도의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없어서, 위험한 도로를 무단횡단 할 수밖에 없어 위험천만한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쓰레기가 길바닥에 끝도 없이 널려있는 모습은 비위생적으로 보일 때도 많습니다.우리들은 자국과 타국의 문화 시스템적 차이,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서 거의 주입식으로 배워왔습니다. 우리와 다르다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의아함을 가지기도 하죠. ‘왜 공중화장실을 돈을 주고 들어가야 되지?’, ‘왜 이 나라에는 횡단보도가 없고 자동차들은 클락션을 저렇게 울려대며, 쓰레기는 또 왜 이렇게 많지?’라고요. 하지만 다양성에 대해 배운 우리는 ‘한국의 거의 모든 화장실이 무료라고 해서 전 세계 화장실이 전부 무료일 리가 없어’, ‘아직 사회 기반 시설이 부족해서 교통 시스템이 정돈되지 않았을 수도 있어’라고 스스로 납득하게끔 만듭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 수동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으로 타국의 문화를 대하게 되는 걸까요?문화의 다양성에 대해서 홀로 고찰해본 적이 있나요? 학교가, 언론이, 혹은 타인이 말하는 ‘문화의 다양성’을 들어온 것이 전부이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아직 문화적 다양성을 납득하는 데에 익숙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위의 예들처럼 문화의 다양성을 마주했을 때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죠. 여행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 간에 차이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화의 다양성에 관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그저 타인들이 말하는 다양성에 대한 의견이 아닌 나만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다양한 문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여행지에서 또 하나를 배워가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인도의 스쿨버스들은 치안 문제로 인해 철창을 달고 다닌다. 도로에 횡단보도가 없어서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우남혁

(경상대 경제통상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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