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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여행, 망설이지 말고 떠나세요

기자가 만난 사람-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 저자 서현지(인문대 국어국문 08) 씨 인터뷰


▲ 마침 인터뷰를 하러 간 카페에 지도가 있어 얼른 사진을 찍었다.
서현지 씨는 자신의 별명이 ‘인도변태’인 이유에 대해 “친구들이 인도에 대해 집요하게 파는 저를 보고 변태같다고 하더라고요”라며 “그게 그렇게 굳어져 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저기... 오늘 인터뷰 하기로 한 분 맞으세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주인공은 그녀가 출판한 책에서 봤던 흙 묻은 얼굴과는 다르게 깔끔했다. 그녀는 두 번에 걸쳐 인도 여행을 다녀오고, 여행을 통해 겪은 이야기를 클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마련해 ‘포토 에세이’로 발간했다. 또 에세이의 수입 10%를 다문화복지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서현지(인문대 국어국문 08) 씨를 만났다●


Q, 첫 번째와 두 번째 여행 모두 인도를 다녀왔던데, 여러 나라 중 인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3살 때 들었던 교양 수업 중에 ‘인도 미술의 이해’라는 수업이 있었어요. 그 수업을 듣다가 인도에 관심이 생겼죠. 마침 그때 중소기업 채용 공모전에서 1등한 상금으로 여행을 갈 수 있게 됐어요. 그때가 인생에서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기도 했고, 숨가쁘게 달려온 삶 속에서 처음으로 저를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됐어요. 근데 그 이후에 다른 나라를 가도 그런 느낌은 느낄 수가 없어서 30살에 회사를 다니다가 다시 인도에 가기로 마음먹었죠.


Q. 여행에서 본 인도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인생을 리셋하는 곳’이요! 인도에서는 민낯으로 밖에 다닌다거나, 후줄근하게 돌아다닌다고 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어요. 아침에 갑자기 깬 모습으로 사람을 만나고 함께 놀곤 해요. 외적인 모습에 사람들이 신경을 안 쓰다 보니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돼요. 그러면 자기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인도 여행을 하면서 정말 어려운 상황이 많았는데 나 자신이랑 대화하면서 다 극복했어요! 그러면서 자기 자신이 누군지 더 알아가게 되죠.


Q, 인도 여행에서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인도에 처음 갔을 때 가이드북 하나만 달랑 들고 갔었어요. 사람들 생긴 것도 그렇고 모든 게 다 달라서 무섭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무시하고, 여행 일주일만에 ‘다 때려치우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그런 생각으로 길바닥에서 울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저한테 다가와서 “내가 게스트하우스 사장인데 우리 게스트하우스에 가지 않을래?”라고 해줬어요. 따라가면 안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마침 거기가 가이드북에 나오는 장소여서 따라가게 됐어요. 그분이 인도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도 알려주고 많은 팁을 줬어요. 덕분에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 수 있게 됐죠. 30살에 갔던 두 번째 인도여행에서도 그 아저씨를 운 좋게 만날 수 있었어요. ‘여행에서 사람을 만든다는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죠.


Q. 에세이 출판은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요?
교복을 입었을 때부터 작가라는 꿈을 꿨어요. 처음엔 저한테 책을 쓸 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23살 여행과 함께 ‘인도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이 번쩍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서 그 다짐을 점점 까먹다가 ‘이러면 내 꿈을 못 이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30살에 갔던 인도여행은 책을 쓰겠다고 작정하고 간 여행이랍니다. 가서 메모도 열심히 하고 사진도 많이 찍었죠!


Q. 클라우드 펀딩으로 에세이 출판 자금을 모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SNS를 안 하다가 제가 여행했던 이야기를 SNS페이지에 올리게 됐어요. 그런데 그걸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구요. 일종의 지지층(?)이 생겼으니까 이분들을 위해 책을 쓰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처음 클라우드 펀딩을 할 때는 목표 금액인 400만원을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일주일만에  다 채워졌어요. 보통 여행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는 분들이 많이 투자해주신 것 같아요. 관광지 이야기가 아니라 여행에서 느끼고 온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라서 그랬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에세이에도 맛집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어요.(웃음)


Q. 책 수입의 10%를 기부하기로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책이 나오기 전부터 기부에 대해 고민했어요. 클라우드 펀딩으로 책을 낸 만큼 다른사람들의 투자를 받은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받은 관심을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이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어요.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요? 회사로 돌아갈 생각도 있는가요?
앞으로는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살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글과 말로 나누는 일을 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스리랑카에 가려고 해요. 가서 스리랑카가 좋으면 두 번째 책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당장은 회사로 복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물론 여행을 하다보면 회사가 그리워질 때도 있어요. 혼자서 여행하다 보면 뭔가 물어볼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여행이 더 재밌어요.


Q.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일단 여행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 대학생 여행할 만한 데 추천해 줄까요? 일단 여행 금지국이나 여행 제한국 같은 곳을 처음부터 가는 건 권하지 않아요. 태국 푸겟이나 빠이(파이)를 추천해요. 특히 빠이는 눈 정화하기 좋은 곳이에요. 좀 더 여유가 된다면 시애틀을 가보는 것도 추천해요. 미국 치고는 여행하는 데 진입장벽이 그렇게 높지 않거든요! 전 비행기값 40만원에 다녀온 적도 있어요.


▲ 서현지 작가가 출간한 포토에세이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


이광희 기자/lkh16@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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